용인시민신문 함승태 기자정신은 ‘처음처럼’
용인시민신문 함승태 기자정신은 ‘처음처럼’
  • 한관호
  • 승인 2010.01.21 09:51
  • 호수 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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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 기자들

전국에는 매일 발행하는 110여개의 일간지와 주 단위로 발행하는 480여개의 주간지가 있다. 창간 한 지 100년이 넘은 일간지 신문에서부터 이제 겨우 10여년에 이르는 주간지들이 오늘도 현장을 누비고 있다. 그런 가운데 독자들로부터 아직도 언론으로 제대로 인식 받지 못하는 게 지역 주간지들이다. 하지만 시, 군, 구를 제대로 관통하는 건 지역 주간지다. 그러기에 미디어 하면 방송이나 일간지만을 생각하는 지역민들을 생각하면서 국가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에오라지 우리가 사는 삶터의 전망을 모색하는 기자들을 소개하고 싶었다. 해서 그들을 문자로 기록해두자며  굳이 광양신문 지면을 빌렸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용인시민신문 함성태 기자를 끝으로 풀뿌리 언론에서 일하는 기자 소개를 마치며 귀한 지면을 빌려주신 광양시민들께 양해를 구한다. 삼성의 놀이 시설로 유명한 용인시, 토박이 보다 외지인이 더 많아 지역주간지를 경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수도권 지역신문이 용인시민신문 이다. 

올해로 14년차 나는 함 기자는 대학을 졸업 한 1996년에 용인시에서는 유일한 지역주간지였던 성산신문에 입사했다. 용인연합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하며 고군분투했으나 신문사 운영에 어려움이 컸다. 그러면서도 기자들은 정론직필을 주창했으나 열악한 경영 환경을 타개해야 한다는 경영진과 갈등이 심했다. 특히 편집국장이 경영에 깊이 참여하면서 기자들과 마찰이 잦았다. 풀어서 말하면 회사 경영에 도움 되는 사안이라며 기사를 아예 빼라거나 줄이거나 키우라는 따위의 부당한 편집권 침해를 말한다.

그럼에도 독자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고 경영은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편집국장이 회사를 떠났고 사원들이 나서서 제2의 창간에 나섰다. 그러자 새 사장이 또다시 편집국장을 불러들이려 했다. 이런 식으로는 제대로 된 신문을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취재부장을 비롯한 7명이 사표를 썼다. 그렇게 의기투합한 이들은 자치와 참여시대의 동반자, 시민의 삶의 질에 기여하고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자며 시민 주 공모에 나섰다. 1999년 3월, 그렇게 용인시민신문이 탄생했다.    

어느새 창간 10주년을 넘긴 용인시민신문이 지역에 기연 한 건 무엇일까. 함 기자는 우선 지역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지역의 정치, 사회, 문화, 행정 등의 의제를 발굴하고 이슈를 제기하며 시민들과 함께 호흡했다. 그런 가운데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이 만들어졌다. 그들과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며 사사로운 개인의 이해관계보다 지역공동체의 이익을 대변하고 지역의 불합리와 모순을 바꾸고자 했다. 그런 일련의 활동은 용인시민신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민신문은 그렇게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지역 혁신에 매진했다.

2001년 놀이방 운영자가 유아를 성추행한 문제가 터졌다. 하지만 시민들은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함 기자는 피해자에게 여성단체를 소개하고 지속적인 취재와 보도를 해나갔다. 급기야 피해자 가족과 아파트 주민들이 대책위를 구성해 성추행 혐의자 처벌과 놀이방 폐쇄 운동에 나섰다. 이런 일련의 활동에 사건발생 5개월여 만에 성추행 혐의자를 법정에 세웠다. 함 기자는 가해자의 법정 구속이란 결말 보다 지역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 유아 성추행 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시킨 게 더 큰 성과라고 말한다. 함 기자의 치열한 기자정신은 용인시 인사비리를 파 헤쳐 검찰이 용인시장을 기소하게 했다. 

기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겪은 편집국장의 편집권 침해를 늘 상기하면서 ‘처음’이란 단어를 경전처럼 새기며 산다는 그. 나아가 기자는 사건과 사고, 민원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며 편협하지 않고, 또 불의에 분노할 줄 아는 사람, 아울러 지역신문 기자는 기사뿐 아니라 스스로 시민사회 영역에 있어야 한단다. 그런 그이기에 요즘 들어 부쩍 ‘마을’이란 단어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작은 지자체, 마을을 연구하고 주민들과 마을의 일원으로 살며 공동사업을 하고 싶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