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정치적 중립에 대한 작은 생각
공무원 정치적 중립에 대한 작은 생각
  • 광양뉴스
  • 승인 2010.02.18 09:40
  • 호수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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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행 광양시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계장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엽관주의의 폐해를 극복하려는 시대적 요청에 의하여 대두되었다. 오늘날 행정국가에서는 전문 인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이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행정이 미치는 영향이 큰 나라에서는 직업공무원제의 정착이 필수 불가결한 제도라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개념이 이론과 현실적 측면에서 합치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특정 정당과 지방자치단체장 그리고 공무원간의 밀착현상이 나타나 공무원이 정치도구로 이용됨에 따라 행정에 대한 불신과 사회적 갈등으로 작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가오는 6. 2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지역은 아니지만 일부 지역 지방공무원들의 선거개입, 줄서기 등의 행태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 중요한 가치에 해가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 필요성은 첫 번째로 행정의 안정성을 위해서다. 정권이나 자치단체장이 교체될 경우 공무원 조직이 또한 수시로 교체된다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정치에 편승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행정 및 지방자치의 불안정은 자명한 이치다.

두 번째로 행정의 전문성을 위해서도 공무원의 중립이 필요하다.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선거 때마다 특정 후보자에게 줄을 선 뒤 은밀히 선거를 지원함으로써 신분상승의 특수이익을 얻으려 하고, 반대로 이와 같은 공무원의 욕구를 선거에 이용하여 당선되고자 하는 정치인이 있는 한 행정의 전문성은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 번째로 갈등관계의 중재자 기능으로서 필요하다. 공직선거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민주주의 토착화를 위하여 지켜져야 할 덕목임에는 틀림이 없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 현실적 의의는 공무원이 집권세력의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벗어나 정치부문과 사회부문의 불균형적 갈등관계를 해결·조정할 수 있는 중재자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게 하는데 있다.

마지막으로 부패화 억제기능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정당은 궁극적 목적이 정권창출 또는 연장에 있듯이 선거에 의해 취임한 선거직 공무원은 차기선거에서의 당선이 목표이다. 만일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아 정·관이 유착될 경우 공직사회에는 감시 및 견제 기능이 유명무실화 되고 정·관의 공모로 관권선거를 획책하거나 각종 관급공사에 이권이 개입하는 등의 다양한 형태의 행정 부패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런 부패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국가 및 지방자치 발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으로 반복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방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요구된다.

지방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유지 방안으로 선거 또는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시 처벌 강화, 지방공무원의 인사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 확보, 공무원노조를 통한 윤리의식 강화, 단체장 등의 윤리의식 확립 및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현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공무원의 선거개입 방지를 위해 내부 자율운동을 전개하고, 선거관여 공무원에 대한 고발센터를 만들어 중립을 훼손하는 행위는 선관위나 관계기관에 고발하고 언론을 통해 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6월 2일, 역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8개(6개 지방선거, 교육감선거, 교육의원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바른 선거문화와 건전한 민주정치를 가져오는 공명선거의 토양은 국민 모두의 협력하에 이루어 져야 하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지방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깨끗한 선거 공명한 선거의 첩경이며 지방정부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각계각층의 노력과 연계되어 개선해 나가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정치적 중립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국민들은 공무원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