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자살로까지 몰고 간 교육계의 비리
교장 자살로까지 몰고 간 교육계의 비리
  • 광양뉴스
  • 승인 2010.02.25 10:06
  • 호수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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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태 새삶교육문화연구원장

우리 속담에 ‘선생의 똥은 개도 안 먹는다’고 했다.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가? 선생 노릇하기가 무척 어렵고 힘들다는 뜻이다. 속된 말로 ‘선생은 아무나 하나?’이다. 그런데 교직이 다른 공직 못잖은 ‘철밥통’이다 보니 너도 나도 선생이 되겠다고 나선 일부 함량 미달, 자격 미달인 사이비 교육자가 교육계를 비집고 들어가서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을 망치고 있다.

선생들만 그런가? 아니다. 각급 교육 행정기관의 일부 공무원과 초중등교장 들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장학관(사)들이 뇌물 수수 혐의로 법망에 걸려 검찰조사를 받고 있으며, 두 고교 교장이 엊그제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된 것들이 그것을 웅변하고 있다. 또한 한 초교 교장이 노물수수와 공금횡령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가 목을 매 자살하였다. 그는 “인생이 괴롭다. 힘들어서 쉬고 싶다”는 유서를 남겼다. 다시 한 번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우리 속담의 진수를 알게 해 준다.

공직이나 교직을 돈벌이하는 자리, 권세를 부리는 자리로 착각하면 안 된다. 그런데 그런 자들이 득실거리는 데가 대한민국의 ‘공’(公)자 붙은 조직체이다. 그래서 이 나라의 국격이 좀체 올라가질 않는다. 경제 성장은 자랑하면서도 공직사회의 부패에 발목이 잡혀서 올라가질 않는다니 한심하다. 공직사회의 부패 근절은 큰 경비가 필요치 않다. 공직을 담당하기에 부적절하고 영혼이 없는 자들을 솎아내기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그것을 누가 할 것인가? 공직사회가 스스로 정화작업을 해야 할 것인데 그것이 안 되고 있다. 왜? 그들은 모두 한 통속인 까닭이다.

특히 MB 정권하에서는 공직사회의 물이 맑아지기를 바라기는 연목구어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올바른 본보기가 되어야 할 교육계가 부패하고, 시민의 머슴으로 뽑힌 시장들이 줄줄이 법망에 걸려서 오라줄에 묶여가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꼬락서니를 보면서 한탄이 절로 나온다. 이것은 MB정권이 신봉하는 성과위주 경쟁제일주의에 입각한 승자독식, 우승열패라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의 필연적 종착역이 아니고 무엇일까?
최근에 발생한 청소년학생들의 졸업식 탈선행위를 보아도 그렇다.

너와 내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인간을 양성할 학교가 오로지 명문대학 입학과 출세만을 목적한 점수 따기 경쟁교육에 몰두하다보니 청소년학생들의 정서가 메마르고 거칠어 질대로 거칠어진 것 아니겠는가? 그들에게는 이 사회에서 본보기로 삼을 선배가 눈에 띄지 않는다. 기성세대가 보여주는 타락한 꼴이 날마다 TV나 그 밖의 매체를 통해 직통으로 그들에게 전달된다. 그들은 더 이상 어른들을 믿지 않으려 한다.

학교가 제 구실을 하지 않는다. 학교교사들이 학원 강사만큼의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오죽하면 고교 졸업생 아이들이 12년간 감옥에서 출소해 두부 먹는 거리 퍼포먼스를 하기에 이르렀을까. 학교뿐인가. 부모와 자녀 간 대회의 끈이 끊긴 가정도 문제이다.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이 나섰다. 앞으로 매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교육개혁대책회의’를 열 것이라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소년학도의 탈선행위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며 대통령 자신부터 회초리를 맞아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말을 했다는 것인데, 필자는 왜 우리 공직자들은 높은 회전의자를 차지하고서 제 할 일이 무엇인가를 모르고 대통령의 불호령이 떨어지면 그때에 벌떡 일어서는 시늉을 하고서 국민 혈세만 축내는지 따져 묻고 싶다.

자살은 하지 말고 살아서 뉘우치고 바른 본보기가 되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