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지구 개발 시기 연이은 ‘말 바꾸기’
세풍지구 개발 시기 연이은 ‘말 바꾸기’
  • 최인철
  • 승인 2010.04.05 09:55
  • 호수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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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경제청 개발 못 믿겠다” 비난

일반산업단지 전환이 결정된 세풍지구의 개발시기가 계속 늦어지면서 주미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광양경제청이 진행 중인 신대지구 ‘보금자리’사업이 율촌산단 조성으로 인한 고용창출 효과를 순천시가 모두 잠식한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격하게 경제청을 비난하고 있다.

광양경제청은 세풍지구에 민간개발을 위해 사업자 공모에 나서 지난달 24일까지 공모절차를 진행했으나 결국 민간개발의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 이번 민간개발 공모에는 경남 통영에 있는 A개발의 컨소시엄이 개발의사를 나타냈으나 자금력이나 대규모 공사실적이 없다는 점이 문제가 돼 결국 부적격하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를 최종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 남은 방법은 민간개발사업자 재 공모나 공영개발 뿐이다. 그러나 개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민간개발의 경우 재 공모에 나선다 해도 대규모 개발공사를 시행할 자격을 갖춘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결국 공영개발만이 남은 상황이다. 그러나 공영개발의 경우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영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예산이 수반되기 때문에 타당성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이럴 경우 당초 일반산단개발 시기로 예정된 2011년 3월 공사착공은 물 건너갈 공산이크고 빨라도 2011년 12월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경제청 담당공무원의 답변이다.

이처럼 개발약속이 계속 지연되자 주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주민들은 지난 달 31일 광양읍사무소에서 열린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주민설명회에서 광양경제청의 무관심에 성토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박봉수 세승마을 이장은 “식품산단이 조성된다고 했다가, 일반산업단지로 조성된다고 했다가, 이제는 또 내년 3월초 착공한다던 약속마저 지키지 않으려고 한다”며 “그동안 주민들이 입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따른 재산권 제한)피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채 거짓말만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이장은 “세풍지구에 누구도 산단을 개발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주민들에게 한 마디 설명도 없이 경제청이 일방적으로 식품산단에다 일반산단으로 지역을 개발한다고 약속했다”며 “주민들이 믿을 수 있는 계획을 내놓던지 아니면 율촌산단의 배후도시로 다시 계획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노신 의원은 “현재 세풍지구는 참담하다. 어느 하나 제대로 지켜진 약속도 없이 경제청의 입만 바라보다 5년을 허송세월했다”며 “개발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만든 경제청이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오히려 순천 신대지구에 보금자리 사업을 전 경제청장이 직접 전남지사에게 건의하는 등 광양발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광양시가 청 소재지까지 무상으로 제공했지만 광양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광양경제청 관계자는 “세풍주민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세풍지구는 민간사업자 재 공모나 공영개발을 두고 4월 중순까지 논의를 거친 다음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계별 개발계획은 어느 특정지역만을 위한 것이 아닌 지구별 통합적인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아직 개발계획이 서 있지 않은 세풍의 일부지역에 대해 배후단지 조성 등 다양한 개발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