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추락… 발목잡힌 ‘우승의 꿈’
하위권 추락… 발목잡힌 ‘우승의 꿈’
  • 이성훈
  • 승인 2010.05.10 09:31
  • 호수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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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드래곤즈 전반기 리그 결산

전반기 3골을 넣은 신례 지동원 선수. 후반기 활약이 기대된다.
전남 드래곤즈의 올 시즌 전반기 성적이다. 전남이 지난 8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12라운드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0-4로 패하며 연승 행진을 멈췄다. 전남은 이날 패배로 올 시즌 전반기를 3승 2무 6패로 마치며 전반기 성적은 10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지난해 4강 진출에 힘입어 올 시즌 리그 우승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실적으로 전남이 넘어야 할 산은 험난하다는 것을 보여준 전반기였다. 전남은 지난 1일 홈 수원전에서 2-0, 5일 전북전에서 3-2로 누르며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8일 원정경기에서 4실점하며 완패, 문제점은 그대로 노출됐다.

전남은 8일 성남과의 경기에서 시종일관 성남 공세를 막는데 급급해하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슈바와 인디오는 공을 잡는 기회가 적어 슈팅 자체가 적었고 지동원 역시 중원으로 내려와 수비 가담에 열중했다. 박항서 감독은 결국 후반 슈바를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더 이상 이변은 없었다. 최근 복귀한 슈바는 90분을 뛸 만큼 체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박항서 감독은 “모든 부분에서 부족했다”면서 “전반부터 수동적으로 나온 것이 패인이다”고 진단했다. 박 감독은 “수동적으로 나오다보니 볼 점유율 열세로 이어졌고 점유율에서 밀리자 체력적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분석했다.

유리한 경기일정…성적은 곤두박질 

올 시즌 전반기를 되돌아보면 전남으로서는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남으로서는 전반기에 최소한 5승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었을 정도로 경기 일정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전남이 전반기에 상대했던 팀들 중 지난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팀은 인천, 전북, 성남 등 단 세 경기뿐이다. 이들 팀과의 전반기 성적은 1승(전북), 2패(인천ㆍ성남)를 거뒀다. 전남이 패했던 두 경기는 모두 원정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타작을 한 셈이다.

하지만 전남은 나머지 팀들과의 경기에서 2승 2무 4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말았다. 4패는 지난 3월 강원과의 경기부터 4월 25일 제주전까지 4연패의 성적이다. 전남은 4연패를 하면서 리그 꼴찌라는 수모도 맛봤다.

전남에게 연패를 안겨준 팀은 강원, 광주, 대전, 제주 등 4팀. 이들 팀은 지난해 9위 이하의 성적을 올렸던 비교적 약체이다. 이들 4팀 중 현재 리그 2위로 껑충 올라있는 제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3팀은 전남보다 성적이 조금 떨어진다.  
종합해보면 반드시 이겨야 할 팀에게 승수를 쌓지 못한 것이 전남으로서는 가장 큰 아쉬움이다.

특히 지난 4월 10일 광주와의 홈경기 패배가 전남으로서는 뼈아픈 기억이다. 전남은 당시 광주에 2-3으로 분패하고 말았다. 홈 첫 승을 시도하던 전남의 꿈은 무참히 날아갔고 광주는 전남에 이기며 5경기 연속 무승에서 벗어났다. 광주는 지난 2003년 K-리그에 참가한 이래 10경기(2무8패) 동안 한 차례도 꺾지 못했던 전남을 제압하는 기쁨도 맛봤다. 

강원전에서 2-5로 참패하며 연패의 시작을 알린 전남은 광주전에서 승수를 챙기지 못하며 부진에 빠지고 이후 대전, 제주에 잇따라 패하며 4연패 나락에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4경기 중 최소 2승만 챙겼더라도 현재 리그 중상위권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아쉬움이 남는다.

불안한 수비 시즌 운영 차질

전반기 성적을 살펴보면 득점은 17점 실점은 22점으로 골득실 차는 -5점이다. 전남의 엷은 수비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박항서 감독 역시 매 경기가 끝난 후 수비에 대한 아쉬움을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전반기에 가장 많이 실점한 경기는 지난 3월 28일 강원과의 원정 경기다.

당시 전남은 2-5로 대패했는데 이 경기는 4연패의 서막을 알린 경기였다.  지난 8일 성남과의 원정 경기에서 0-4로 패했으며 광주, 울산 전에서도 3골을 내줬다. 이에 비해 무실 점 경기는 수원, 대구전 단 두 경기에 불과하다. 결국 불안한 수비가 올 시즌을 발목 잡았던 것이다.

일대일 상황에서 너무 쉽게 돌파를 허용한다는 것, 수적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실점하고 있는 것이 전남의 약점. 박항서 감독은 “수비에 안정감을 되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불안한 수비조직력에 대해 수차례 아쉬움을 드러냈다.

돌아온 슈바, 공격의 물꼬 트나

지난 1일부터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슈바는 전북전에서 한 골을 넣으며 부활을 알렸다. 부상으로 약 두 달간 공백 기간을 가졌던 슈바의 공백도 아쉬움으로 남지만 컨디션만 회복하면 후반기에는 충분한 실력이 기대된다.

전남은 전반기 인디오를 중심으로 백승민, 지동원, 김승현이 탄탄한 공격력을 갖췄다. 특히 준비된 신인왕 지동원의 활약은 막강하다. 전반기 3골을 기록하고 있는 지동원은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여러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100% 이상 발휘하고 있다.

지동원은 측면 공격과 미드필더를 오가며 공격을 주도했고 수비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전천후 플레이어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기록과 기여도 모두에서 지동원은 올 시즌 합류한 신인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어 신인상 수상에도 어느 누구 보다 한발 더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5골을 기록 중인 인디오의 활약도 커다란 수확이다. 올 시즌 경남에서 전남으로 유니폼을 바꾼 인디오는 4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특히 지난 1일 수원전에서 쏘아올린 대포알 슛은 전남이 연패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이 되었다.

전반기를 마감한 전남은 수요일인 오는 22일 홈에서 수원과의 컵대회를 펼친다. 26일에는 경남, 30일에는 전북과의 컵 대회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이 세 경기에 따라 전남의 후반기 리그 운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 경기가 끝나면 전남은 7월 중순 까지 휴식기 동안 팀 재정비를 통해 후반기 반격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