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들이 더 많이 이해해 줬으면…”
“남편들이 더 많이 이해해 줬으면…”
  • 박주식
  • 승인 2010.05.10 10:30
  • 호수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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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사람들-김광애 어린이집 외국어강사

“제일 중요한 것은 남편이 믿어주는 것이에요.” 다문화 지원센터 중국인 상담 통역과 어린이집 찾아가는 외국어 강사를 일하고 있는 김광애 씨는 “외국인과 결혼할 때는 그 나라의 문화나 생활습관을 먼저 알고 이해해야 한다”며 “외국에서 온 신부가 한국의 문화나 생활 습관에 완전 적응하는 것은 하루 이틀에 되는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광애 씨는 중국 길림시에 살던 조선족으로 지난 2003년 고모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해 광양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같은 나라 사람이든 다른 나라 사람과 결혼을 하던 결혼을 하면서부턴 내 사람이다는 믿음으로 함께해야 한다”며 “남편 한사람 믿고 머나먼 타국에서 왔는데 신뢰가 무너지면 모두가 힘든 결혼생활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가 중국인 상담 통역을 하면서 주로 겪게 되는 일은 부부간의 갈등 문제. 시부모와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그들을 믿지 못하고 여권이나 외국인 등록증을 압수해 따로 보관하는 일 등으로 갈등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말이 통하지 않으니 갈등은 깊어가고 결국 우울증이나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김광애 씨가 가장 강조하는 것이 믿음과 서로에 대해 더 많은 이해다.

그는 광양시의 다문화 가족 지원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아쉬워한다. 우선 자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해진 한국어 교실이 비좁아 그때그때 필요한 장소를 빌려 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차량지원도 아쉽다. 대부분 읍면지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버스를 타고 교육 장소까지 나오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외국인 위한 일자리 창출과 취업교육 절실해요”

김광애 씨는 “시에서 많이 투자 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진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특히 아이들의 언어교육 프로그램 마련에도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한국적을 취득한 김광애 씨는 이번 선거에서 시장만큼은 다문화 가정을 위해 많이 배려하는 후보를 찍겠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의 언어 재활치료와 외국인 여성 일자리 창출, 취업 교육 등이 그가 원하는 다문화 가족을 위한 사업. 다문화 가정의 남편은 대부분 부유하지 못해 여자도 일자리를 갖고 맞벌이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친정 또한 넉넉한 경우가 드물어 일자리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크다. 하지만 언어능력은 물론 취업을 하기 위한 교육이 제대로 안된 경우가 많아 취업이 쉽지가 않다.

여러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 사람을 따라갈 수가 없다. 그래서 외국인 눈높이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이 절실한 것.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이 식당 등에서 잡일을 하다보면 아이 양육은 물론 시부모 봉양도 제대로 하질 못해 집안에서 갈등을 갖게 하는 불씨가 되기도 한다. 이런 일로 상담을 할 때면 김 씨의 마음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중국엔 어머니 날(5월)과 아버지 날(6월)이 따로 있지만 한국은 지난 8일로 정해진 어버이날. 마침 중국에서 친정어머니가 오셔서 함께 보냈다. 이미 안정된 결혼생활을 해나가고 있는 그가 가질 수 있는 행복이다.

2~3년 후엔 친구와 함께 어린이집을 할 계획인 김광애 씨는 “제일 가까운 나라가 중국이다. 한국은 영어교육을 많이 강조하는데 중국어 교육에도 조금 더 투자해 일상 언어화하고 자주 중국과 왕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결혼 초기엔 시부모를 대하는 문화적 차이로 동서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는 김광애 씨. 하지만 지금은 동서들은 물론 남편과 시부모로부터 사랑받으며 아들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