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선 보인 ‘국민참여당’ 향후 과제는
첫선 보인 ‘국민참여당’ 향후 과제는
  • 박주식
  • 승인 2010.06.07 09:10
  • 호수 3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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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우리나라엔 또 하나의 정당이 탄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과 정신을 계승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국민참여당이 그것이다.
우리 지역은 창당 이전부터 조직구성을 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여 국민참여당 전남지역위원회 구성에 중추적 역할을 한데 이어 전남 도당 위원장에 박형배 씨를 배출했다.


그리고 치러진 6.2전국동시지방선거.
당초 무리가 예상됐지만 박형배 위원장은 도당위원장이란 직함으로 시장선거에 출마했고, 도의원 2선거구와 시의원 라 선거구에 각각 후보를 내세웠다.
결과는 박형배 시장후보가 14.08%, 도의원 2선거구에 출마한 정회기 후보가 28.74%, 시의원 라 선거구에 출마한 강동수 후보가 12.1%를 얻었다.

신생정당의 한계와 후보를 알리는데 필요한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고배를 마셔야 했다.
국민참여당 박형배 위원장은 “선거를 치르기엔 빠듯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얻어 낸 것만도 시민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며 “이제 시민들에게 국민참여당을 선보였고 앞으로 선거과정에서 약속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보임으로써 지역에서 위치를 확고히 가져 갈 것”이라고 이번 선거를 평가했다.

‘노무현처럼 살겠습니다’란 슬로건을 걸고 창당 4개월 만에 치룬 지방선거.
시민들의 평가는 아쉬움이 많다. 인물들의 면면은 개개인이 모두가 특출하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시민들에게 있어선 이들의 조합이 탐탁하지 만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국민참여당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의 주축은 과거 시민사회의 정당성과 바른 시민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했던 인사들이다. 하지만 최근의 행적은 시민을 위한 참 일꾼이기보단 스스로를 위하는 일반인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시민단체 활동가의 틀에서 벗어나 일반인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은 정체성이 모호해짐에 따라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부시키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그래서 지인을 통한 지지 확대는 가능했지만 신선함과 믿음에 대한 공감이 부족해 폭넓은 시민들의 선택을 받기엔 한계가 있었다.

최근 들어 시민단체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딴지를 거는 일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마지막 까지 역할을 제대로 했어야 한다는 쓴 소리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
많은 시민들이 광양엔 제대로 된 시민단체가 없다고 한다. 물론 한번 시작했다고 해서 끝까지 책임지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며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 그러나 마무리를 잘 하는 모습은 시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게 되고 이것이 좋은 평가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박형배 위원장은 “시민운동과 정치운동은 분리된 것이 아니다. 시민운동이 약자를 위하고 지역의 미래를 얘기하는 것이라면 정치 운동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시민운동을 하면서 느낀 한계를 정치운동을 통해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민운동이 대안을 제시하는 큰 영역이라면 정치운동은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것”이라며 “시민운동과 정치운동 구분하기 보단 더 많은 시민들이 시민운동에 참여하고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 돌리지 말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소가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참여당은 지난 4일 선거 캠프 해단식을 갖고 그동안의 다짐을 이어갔다.
박형배 위원장은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광양시민의 선택을 지지한다. 시장이 됐으면 좀 더 일하기 쉬울지 모르지만 그동안 약속한 일들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여러 가지 공약들 중 금호동 이주와 백운산국립공원 지정은 지역의 의제로 삼고 꾸준히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살겠다며 나선 국민참여당이 지역민의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기 위해선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시민들의 표심을 정확히 읽어내야 한다.
‘바보’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여러 차례 선거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