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길터주기, 이는 시민의 몫
소방차 길터주기, 이는 시민의 몫
  • 광양뉴스
  • 승인 2010.08.02 10:09
  • 호수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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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순  광양소방서 방호구조담당

매일 접하는 사고소식! 안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소방공무원으로서 화재나 구조ㆍ구급 사고를 접할 때마다 매우 안타깝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물론 부주의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사고는 그렇다 치더라도 신고를 받고 빨리 도착해야만 하는데 그렇지 못해 인명 및 재산피해가 커졌을 때, 이는 긴급차를 가로막는 제 3자에 의한 사고 확대이다 보니 출동하는 대원이나 소방관을 기다리는 피해자 모두 1분 1초가 얼마나 긴 시간으로 여겨지는지 당사자 외에는 실로 그 시간의 기나김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지난 사례를 보면 2004년 서울 홍제동 주택화재 진압 중 소방관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이 바로 골목길에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량으로 소방차가 신속히 화재현장에 접근을 못하여 건물의 온도가 높아져 붕괴되면서 발생한 사고로 동료를 잃은 슬픔에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플 뿐이다   

◇사고는 발생부터 5분이 가장 중요=화재의 경우 화재발생 5분이 지나면 열이 축적되어 폭발적으로 실내 전체로 확산되는 플래쉬 오버 현상이 발생하게 되며, 심정지 환자 등 응급환자의 경우는 4~6분 이내에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뇌손상이 시작되어 소생률이 크게 떨어진다. 최근 소방차 출동 후 현장 도착률을 분석해보니 5분내가 62.9%에 불과하며 구급차 현장 도착율은 평균 7분대로 5분을 다 넘겨서 도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원인이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의식 부족이 제일 많으며 다음으로 무질서한 주차, 도로 여건 순이다 보니 ‘소방차 길 터주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긴급자동차 출동을 방해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니 이러한 강제수단에 의한 것 보다는 시민 의식이 바뀌어야하는 안전의식 향상이 중요하다 하겠다.

◇구급대원 폭행 근절돼야=또한 구급차내에서 취객들의 구급대원 폭행사고가 요즘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정말로 그러한 일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신속한 응급처치를 위해 헌신하는 구급대원 폭행사고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매일 사고 현장에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을 바로 자신의 일이라 여기며 소방차 길 터주기와 구급대원 폭행방지는 화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소방관서의 몫이 아닌 바로 시민의 몫이요 시민이 절대 도움을 줘야 화재와의 전쟁에서 승리 할 수 있는 것 이다 안전하고 편안한 내 가족, 내 일터를 만드는 지름길! 오늘부터라도 “긴급차 길 터주기, 구급대원 보호 등 안전의식을 우리 모두가 다 높여보자.

선진 외국에서는 소방차가 등장하면 자동차들이 비켜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내에서는 아직 많은 시민들이 소방차가 접근했을 때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거나 무관심 속에 한시가 급한 소방차들은 도로에서 경적을 울리며 발을 동동 굴러야 한다. 화재나 각종 재해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소방차길터주기"는 다소 불편이 따르지만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작은 배려이자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참여방법임을 인식하고 많은 시민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