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지나친 간섭 오히려 해로워 …
학부모 지나친 간섭 오히려 해로워 …
  • 광양뉴스
  • 승인 2010.11.22 09:35
  • 호수 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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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광양여중 교장

얼마전 타임시사 매거진에서 커버스토리로 다룬  ‘학부모 과잉 교육사례’이라는 매우 공감이 가는 기사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요즈음 젊은 학부모들은 자녀 주위를 맴돌며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가 되어 자녀의 안전과 성공을 위해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요구와 간섭이 지나치다는 기사였습니다. 한국의 학부모들이 유치원 때부터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라고 요구하듯이, 미국의 한 중산층 이상의 학부모들은 프리스쿨 때부터 자녀들이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중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요구한다고는 예를 들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들면서 60년대 중반 및 70년대에 태어난 젊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한 과잉보호와 지나친 투자가 매우 심각하다고 타임지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들을 너무 꽉 잡고 있어서 자녀들이 마음껏 성장하는데 오히려 장벽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 헬리콥터 부모들은 엄마에게 붙잡혀 있으며, 위험하다고 지레 짐작하여 즐거움을 꺼버리는 아이들, 그래서 늘 걱정하고, 모험심이 없는 아이들을 키운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멀리 집을 떠나 대학을 갔는데도 매일 시간에 맞춰 일어나라고  기상 신호를 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녀의 부모가 직장생활로 바쁘다보니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손자손녀들을 과잉보호하는 ‘helicopter grandparents’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손녀들을 데리고 대학 입학 정보 세미나에 참석하는 할머니·할아버지들도 있다고 합니다. 자녀들을 너무 간섭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free-range parenting’(방목하듯 양육하기), ‘simplicity parenting’(단순하게 양육하기), ‘slow parenting’(느긋하게 양육하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뛰어놀기도 해야 되며, 바로 그 뛰어놀기가 애들의 정신적 신체적 발달에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학부모들이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가치관과 도덕심을 가르치고 출발을 잘하게 도와준 뒤 자녀들이 혼자 판단하도록 놓아주십시오. "자녀들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도록 두어야 합니다".이것이 학부모들이 명심해야 할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과잉 보호형 학부모의 케이스를 들어보면, 첫째, 한 학부모는 자신이 교육학 박사학위가 있다고 이론이나 리서치가 현실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교사의 모든 점, 학교의 모든 점을 일일이 불만스럽게 여깁니다. 어느 날 자녀가 운동장에서 놀다가 게임하면서 다른 애가 던진 공에 우연히 맞았는데 그 애가 일부러 자기 자녀를 겨냥했다고 우기면서 자녀가 ‘왕따’당했다고 주장하며 학교 전체의  왕따 방치 방침을 바꾸어야 한다고 야단이었습니다.

둘째. 한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벌에 물리면 앨러지가 있다고 요즈음 겨울에 벌도 없는데 애들이 모이는 카페테리아 지역에 벌 잡는 망을 가져 와서 달아달라고 하여 bee traps를 달아놓았습니다.

셋째, 한 학부모는 모든 현장 견학에 자신이 보호자로 꼭 따라가야 자신의 애를 현장학습에 보내겠다고 주장합니다. 보통 자신의 자녀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감독하는 학부모 자원봉사자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자녀 하나만 자신이 직접 지켜야 된다고 말하며 남의 엄마가 자기 자식을 돌보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고 주장합니다. 넷째. 지난해 한 유치원 학부모는 아이의 덩치가 또래보다 훨씬 커서 킨더가튼 애들이 쉬는 시간에 타고 노는 세발자전거가 너무 작다고 아주 큰 대형 자전거를 구해 놓으라고 하여 여러 군데 알아보고 마침내 그것을 구했으나 애가 너무 비만하여 그것마저 작아서 맞지 않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자식을 위해서는 끝까지 모든 것을 요구하는 젊은 부모들 중에 강한 ‘당연한 권리의식'을 가진 헬리콥터형부모가 어떤 커뮤니티에는 그 숫자가 적지만 어떤 커뮤니티에는 많아서 교장과 교직원들에게 많은 도전을 주고 있습니다. 부모의 과잉보호가 자녀들에게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