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늙은 카이사르인의 반란’ 정창옥 향우 고향 방문
인터뷰-‘늙은 카이사르인의 반란’ 정창옥 향우 고향 방문
  • 지정운
  • 승인 2010.11.29 09:40
  • 호수 39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가 공존하며 평화누리는 세상 꿈꿔
“추악하고 더러운 인간들의 마음을 되돌리고, 양보와 타협의 합리적 사고를 통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늙은 카이사르인의 반란’을 꿈꾸고 있습니다.”
안산에서 사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장편소설 ‘늙은 카이사르인의 반란’을 발표한 정창옥 향우가 고향을 찾았다.<광양신문>387호 11월 8일자 참조.

정 향우는 지난 17일, 어린 시절부터 동무로 지내온 양곡 박종태 선생을 비롯한 벗들과 함께 했다. 추억을 되살리던 정 향우는 벗들에게 소설의 배경과 그 사이에 깃든 인생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탐욕과 이기로 점철돼 신들에게 버려짐을 당한 이 카이사르의 인간세계가, 양보와 타협의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정의로운 사회가 되길 원한다”며 “반백의 늙은 카이사르인이 꿈꾸는, 모두가 공존하며 평화를 누리는 세상이 바로 소설에서 바라는 곳”이라고 말했다.

1100여 쪽의 논픽션 장편소설 ‘늙은 카이사르인의 반란’은 바로 자신의 이야기다. 이 소설에는 안산의 허와 실, 진실을 쫓아가는 고독한 탐험가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데, 특히 안산이라는 지역사회의 특성과 급성장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도 함께 엿볼 수 있어 논픽션소설의 묘미를 한껏 더 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작은 시골마을(광양)에서 태어나, 자신의 가진 문화ㆍ예술적 소질을 개발하지 못하고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다. 이후 인생의 미래가 보이지 않던 청년 시절 우연히 찾아온 예술계 입문은 잠자고 있던 그의 예술적 천재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된다.

당시 그는 KBS예술단과 (주)롯데 예술단으로 맹활약했는데, 뮤지컬 스타 배우인 남경주 씨가 그의 동기다. 성격상 대충 대충 일을 하는 법이 없던 그는 타고난 성실성과 집중력에 천재성이 더하며,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는 기쁨을 맛본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뮤지컬 배우에겐 치명적인 척추부상과 함께 하루아침에 추락하고 만 그는 예술세계에 대한 미련과 아픔을 잊기 위해 서울을 떠나 안산에 정착하게 된다.
한번 달궈진 예술혼은 타 지역에 정착한 그를 그냥 놔두지 않았고, 그는 안산에서 극단을 창단하며 희망을 바라봤지만 교통사고로 자식보다 소중한 단원이 죽고, 또 다른 단원은 휠체어에 의지해 평생을 살아가야 된다는 현실을 겪으며 그는 절망했다.

일순간 모든 것을 잃은 그에게 설상가상으로 제자의 빗나간 사랑으로 인해 영어의 몸이 되는 수난까지 겪게된다.
이 때를 가리켜 정창옥 향우는 “발가벗겨진 채로 서있는 자신에게 다가온 다양한 인간군상의 파노라마는 지옥불속에서 아우성치는 악귀들의 모습 그대로였다”고 회상하며 “신들의 세상에서 버림받은 인간세계인 카이사르 세계, 즉 그들의 세계는 속물들이 사는 세계였다”고 말한다.

그는 “반목과 질시, 고통과 질병, 전쟁과 대립 등 서로 빼앗고 양보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카이사르인들 속에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살아가는 주인공은 어느새 추악한 카이사르인이 되고 만다”며 “순수한 마음을 지녔던 젊은시절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어느새 삶의 찌든 잔상이 덕지덕지 붙어버린 희끝한 반백의 늙은 카이사르인만이 비정한 인간세계를 어기적 거리고 있을 뿐”이라고 현실을 빗대었다.

하지만 그는 꿈꾼다.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저 수많은 카이사르인들을 바로 세워 공영과 화합을 통해 신과 인간이 공존하던 시절로 돌아가기 위한 반란의 꿈을!
그는 “추악하고 더러운 인간들의 마음을 되돌리고, 양보와 타협의 합리적 사고를 통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늙은 카이사르인의 반란을 꿈군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창옥 향우는 1963년생으로 지난 1990년 안산에 첫발을 내 디디며 지역발전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 어린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 전국상가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NGO 단체의 일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