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에서 축구로 행복 그려가요”
“광양에서 축구로 행복 그려가요”
  • 지정운
  • 승인 2011.06.27 09:57
  • 호수 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포 떠나온 축구선수 자매… 광양에서 희망의 ‘담금질’
이효경(광영중)
이효주(중앙초)
















자신의 꿈을 찾아 어린 나이에 고향의 부모님 품을 떠나 광양에서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미래의 희망을 준비하는 축구 자매가 있어 찾아봤다.

주인공은 이효경, 효주 선수로 현재 광영중학교(교장 김기창)와 광양중앙초등학교(교장 서일영)에서 축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이효경 선수는 여자축구 U-14국가대표에 발탁돼 최근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 여자축구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이들은 목포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희배 씨의 5자매 중 둘째와 넷째 딸이다. 가히 딸 부잣집이라 할 만하다.

어려서부터 공부도 남다르게 잘했던 효경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교어린이회장을 맡을 정도로 두뇌가 명석했다. 효경이가 축구를 한다고 하자 이 학교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 등이 모여 심각하게 진로를 고민했지만 결정을 못 내릴 정도였다고 한다.

효경이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 축구 선수의 길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내가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적극적으로 반대하던 부모님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효경이는 자신의 미래를 축구선수에서 봤다. 현재 그가 꿈꾸는 것은 국가 대표가 되어 세계 무대를 뛰고 은퇴 후엔 국제심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효경이가 축구를 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대회에 나가 언론사의 인터뷰가 몰려들고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는 재미에 축구가 좋아졌다는 것.

효경이는 현재 광영중에서 중앙수비수를 맡아 전체 경기를 조율한다. 스타 선수가 왜 공격수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수비를 하다 볼을 가로채 최전방까지 내달리거나 결정적인 킬 패스를 넣어 줄때 많은 시선이 쏠려 실제 튈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수비수도 좋다”고 웃었다.

효경이는 축구가 재밌지만 쉽지는 않다고 말한다.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 축구는 즐거운 놀이였지, 경기 준비를 하는 체력 훈련이나 집단 생활 등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소녀다운 말을 한다.
광양중앙초등학교 5학년인 효주는 축구 선수인 언니를 따라 축구를 하기로 맘 먹은 경우다. 자연스럽게 언니와 축구 연습을 하다 축구의 매력에 빠진 것.

효주도 “언니 처럼 축구 국가대표가 되어 고생하는 부모님께 보답하고 싶다”고 어른 스런 말을 한다. 5살 터울 인 이 두자매가 한 운동장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 운동장을 누비는 모습이 상상된다.
이들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남의 기준이 아닌 자신들의 기준에 따라 행동하며 미래의 목표를 성취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같은 모습에 대해 김선홍 교육장은 “행복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능한 것 아니겠냐”며 “두 자매는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해 만족해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과정들도 분명 행복하고 아름다울 것 같아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