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과 항만에서의 배기가스 배출에 대하여
해상과 항만에서의 배기가스 배출에 대하여
  • 남택근 목포해양대학교 교수
  • 승인 2011.06.27 10:00
  • 호수 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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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산업혁명의 원동력은 화석연료를 연소하여 기계적인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피스톤왕복동기관이라 할 것이다. 1890년 이후에는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이 개발되어 산업화를 이끈 주역이 되었고 이러한 엔진의 개발에 따라 인류의 석유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화석연료와 이를 사용하는 엔진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로마신화의 야누스와 같다고 할 것이다. 인류에게 산업화라는 선물을 선사했지만 한편으로는 공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질환, 산성비, 부영양화로 인한 수질오염, 지반고 오존현상, 지구온난화라는 부작용을 발생시킨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하는 것을 주요한 골자로 하는 교토의정서가 발의되도록 하였다. 온실가스는 화석연료가 연소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의 가스를 의미하고 주로 이산화탄소를 지칭하기도 한다.
 해상과 항만에서의 배기가스는 대부분 선박과 화물을 수송하는 차량들로부터 배출이 된다. 차량으로부터 발생되는 배기가스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에서 배출 상한치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였으며 대표적으로 유럽지역에서는 질소산화물과 분진 등의 배출치를 규제하는 EUROX를 적용하고 있다.

 한편 해상의 경우 국제해사기구(IMO) 산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선박으로부터 발생하는 배기가스에 의한 오염, 선박평형수, 선박의 리사이클링에 대한 업무를 관할하고 있다. 이중에서 선박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분진(PM)에 대해서는 연도별로 배출치를 규제하는 규정이 마련되어 있고, 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산업계와 학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북유럽의 발틱해 주변의 지역은 배기가스통제구역(ECA)으로 지정되어 엄격한 배기가스 배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고 북미의 대부분 해역이 ECA로의 지정 예정이거나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규제의 근본적인 배경은 해당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으로부터 배기가스 배출을 규제함으로써 자국의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지구온난화를 막아보자는 취지일 것으로 해석된다. 

 항만의 경우도 배기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 부산에서 항만의 올림픽이라고 불리우는 국제항만협회(IAPH)가 80여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올해의 주요한 아젠다는 기후변화와 항만이었고, 스웨덴 고텐부르크 항만공사를 중심으로 해안전원공급장치(OPS, onshore power supply)의 운영사례가 발표되었다. 해안전원공급장치는 물류를 운송하는 선박이 항구에 기항할 경우 선박에 탑재되어있는 발전기용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 육상의 전원을 연결하여 선박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이다.

이러한 개념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용 엔진 대신에 육상의 전원을 공급함으로써 유해 배기가스 배출
량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하는 방향과는 색다르게 발생한 가스를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다. 유럽의 최대항만인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은 최근 로테르담항구를 이산화탄소 허브항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향후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포집 및 저장 기술이 현실화 된다면 이산화탄소 운반의 주요한 허브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광양항은 부산항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규모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이동하는 곳이다. 2010년 200만 TEU의 컨테이너가 이동을 하였다면 약 500여척의 선박들이 입출항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선박에서 배출된 배기가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산수가 수려한 광양이기 때문에 정화작용이 잘 되었으리라 믿고 싶다.

 선박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에 대한 문제는 향후 국토해양부, 광양시가 상호 협력하여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아울러 8월에 출범하는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는 항만 내에서의 배기가스에 의한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해안전원공급장치(OPS)의 운영을 통해 광양항에서 발생되는 배기가스를 줄이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해안전원공급장치에는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여 전원을 공급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 같다.

 이러한 노력들과 더불어 입항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유해 배기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항만세를 줄여주는 등의 배기가스 배출 저감 장려책도 고려해볼 만할 것이다.
광양항의 지속적인 발전과 더불어 국내를 대표하는 청정 그린항으로 자리 잡을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