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관여한 염동균의 몰락
승부조작 관여한 염동균의 몰락
  • 이성훈
  • 승인 2011.07.04 09:51
  • 호수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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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성훈

지난해까지 전남 수문장이었던 염동균. 염동균은 올해 전북으로 팀을 옮기며 주전으로 활약했다. 키189cm, 몸무게 83kg의 듬직한 체구를 가진 그에게 전남 팬들은 ‘슈퍼 세이브’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을 안겨줬다.

지난 2002년 전남에 입단한 염동균은 군 입대로 인해 광주 상무에서 2004~2005시즌을 보낸 것을 제외하고는 작년까지 줄 곳 전남에 몸담았다. 지난해에는 팀 주장까지 맡으며 선수들을 이끌기도 했다. 사실상 전남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셈이다. 

염동균은 큰 키에 부드러운 웃음과 상냥함을 지니고 예의가 발라 팬들로부터 매너 좋기로 소문났다. 그는 특히 자비를 털어 사랑의 셔틀버스를 운영, 초등학생들을 경기에 초청하는 등 이웃사랑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3월 6일 전남의 올 시즌 첫 상대는 전북이었다. 원정경기였던 이날 전남은 이운재가, 전북은 염동균이 각각 골문을 지켰다. 원정응원을 갔던 드래곤즈 팬들은 전북으로 이적한 염동균을 향해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당시 전남은 1-0으로 이겼으며 경기가 끝난 후 염동균은 전남 팬들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며 아낌없는 성원에 감사했다.

구단도 염동균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비록 다른 팀으로 이적했지만 구단은 내심 염동균이 은퇴할 즈음 전남으로 복귀시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게끔 배려할 생각도 있었다. 주장이었으며 연봉 역시 최고 액수를 받을 정도로 염동균은 전남에서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전북으로 팀을 옮길 때도 최고 수준의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의 사랑을 두루 받았던 염동균은 그러나 구단과 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충격을 안겨줬다. 승부조작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염동균은 지난 달 26일 전북 최강희 감독에게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털어놨다. 이후 창원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염동균이 승부조작에 참여한 경기는 전남에서 뛰던 지난해 8월 29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다. 염동균은 주전 골키퍼로 나섰고 전남은 3-5로 졌다. 염동균은 승부조작에 참여한 대가로 1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염동균이 승부조작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팬들은 실망을 넘어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을 받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가, 믿었던 너마저, 그동안 우리에게 보여줬던 모습은 도대체 무엇이냐…”   
염동균이 승부조작에 관여한 이상 이제 선수생활은 물론, 앞으로 미래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7일 승부조작에 관여한 선수 11명중 10명을 영구 제명했다.

염동균을 비롯한 이번에 연루된 선수들 역시 이 칼날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순간에 범법자로 몰락한 처지에 놓인 염동균의 현재 모습이다. 
“주장인데다가 연봉도 최고 액수를 받고 팬도 많은 염동균이 도대체 뭐가 아쉬워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정말 모르겠다.” 전남 관계자의 한스러운 탄식이다.

염동균이 승부조작에 참여한 경기였던 지난해 8월 29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 하이라이트를 다시 보고 골을 허용하는 장면을 유심히 살펴본다. 그 모습이 정녕 조작이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