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쇼크, 전남 위기의 7월
승부조작 쇼크, 전남 위기의 7월
  • 이성훈
  • 승인 2011.07.11 09:27
  • 호수 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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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선수 8명(전ㆍ현 포함) 구속 기소

전남 드래곤즈가 이번 승부조작 파동으로 치명상을 입게 됐다. 창원지검 특별수사부(부장검사 이성희)는 지난 2010년 6월부터 같은 해 10월 사이에 열린 6개 구단의 K리그 15경기(리그컵 대회 2경기 포함)에서 승부조작이 이루어진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 7일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표 참조>

검찰은 승부조작 혐의로 총 46명의 선수를 무더기 기소했는데 이중 10명을 국민체육진흥법위반으로 구속, 33명 불구속, 3명을 약식 기소했다. 구속된 선수로는 김형호ㆍ송정현ㆍ정윤성(전남)을 비롯해 박지용(강원), 염동균(전북), 이상홍(부산), 김지혁ㆍ박상철ㆍ주광윤(상주), 김승현(호남대 코치, 당시 전남) 등 10명을 구속했고, 최성국 등 3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중 현재 전남 소속 선수는 3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전남에 뛰었던 선수 등을 포함하면 전남 선수들이 무려 9명으로 대거 연루된 것으로 나타나 구단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전ㆍ현 전남 소속 선수들을 살펴보면 이상홍(부산, 당시 전남)은 지난해 9월 18일 울산과 전남(3-0 울산 승)의 경기 조작에 가담해 5500만 원이라는 거액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김승현(당시 전남)은 1경기서 3천만 원, 박지용(강원, 당시 전남)은 2경기 1425만 원, 김형호(당시 전남)는 2경기서 23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송정현은 1경기서 2천만 원, 염동균(전북, 당시 전남)은 2경기서 2425만 원, 정윤성은 2경기서 2925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 발표에 따르면 약 5개월 사이에 열린 K리그 경기 중 15경기서 승부조작이 이루어졌을 정도로 승부조작이 프로축구계에 만연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들은 송정현이 구속되자 허탈한 모습이다. 송정현은 지난 99년 전남에 입단하며 프로세계에 발을 내딛었다. 송정현은 2009년 6개월간 울산에 몸담았다 그해 7월 전남으로 다시 돌아왔다. 송정현은 2006~2007, 2년 연속 전남의 FA컵 2연속 우승에 큰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시즌에는 2득점, 2도움을 기록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송정현이 이번 승부조작과 관련, 구속되자 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 아니다. 팬들은 “송정현 마저 그럴 줄 몰랐다. 배신감을 느낀다”며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구단 참담한 심정, 선수난 우려

전남은 7일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후에도 아직 공식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에 연루된 선수들 명단을 제외한 것이 전부다. 구단 관계자는 “참담한 심정이다. 사태가 이렇게 된 마당에 무슨 입장이 있겠느냐”며 탄식했다.

이번 승부조작 사태로 선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등 안팎으로 큰 상처를 받고 있다.주전 선수 4명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구속되거나 불기속 기소됐으며 지동원의 이적으로 팀 공격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또 인디오 등 주전 선수들의 줄 부상도 팀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18명의 출전 명단을 짜기도 힘든 실정에 처해있다. 정해성 감독은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땜질 처방이 언제 까지 먹힐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남은 일단 이번달 수원ㆍ대구ㆍ울산과의 경기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