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안에서 새는 바가지를 어찌할꼬?
그러나...안에서 새는 바가지를 어찌할꼬?
  • 이성훈
  • 승인 2011.07.11 09:47
  • 호수 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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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이 지난 4일 청렴결의 대회를 열며 내부 기강 확립에 다짐했지만 맥 빠지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광양시는 최근 부부 공무원 한 쌍에 대해 좌천성 하향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부부 공무원인 이들은 지난달 관용 트럭을 몰고 개인 농장 농약을 치는 데 1시간 가량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용차 사례가 알려지면서 이성웅 시장은 또다시 체면을 구기게 됐다. 한 공무원은 “요즘 하도 뒤숭숭해서 도대체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며 “자고 일어나면 또 무슨 일이 발생할 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사담당자가 최근 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장에게 전화로 폭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발칵 뒤집혔다. 광양시가 지난 달 30일 인사를 단행하자 노조는 1일 이번 인사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시 인사담당이 오재화 지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10여분 동안 욕설과 폭언을 한 것.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합원들은 연일 인사담당자의 부적절한 처신을 비난하며 문책성 인사발령 등을 요구하는 등 강경대응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급기야 이성웅 시장은 지난 6일 오 지부장을 만나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노조는 7일 입장을 발표하고 “시장의 유감 표명과 인사담당이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며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이번 일을 거울삼아 더욱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지부 역할을 다할 것임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시와 노조가 한발씩 양보함에 따라 일단 갈등은 봉합됐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억지 사과 성격이 강하다. 한 조합원은 “인사 담당 입장에서 항의를 할 수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화풀이를 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느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금요일인 지난 1일 욕설을 했으면 월요일에 지부장을 정식으로 만나 사과하는 것이 상식인데 시장보다 늦게 사과한 것은 여론에 밀린 억지 사과나 다름없다”며 “예의도 없고 진정성도 없는 형식적인 사과”라고 비판했다. 

오재화 지부장은 “공무원이 잘못 했으면 전보 조치가 아닌 규정에 따라 징계를 내려야 한다”며 “내부 기강 확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