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를 다녀와서…
캄보디아를 다녀와서…
  • 광양뉴스
  • 승인 2011.07.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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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희 광양여성상담소장
상담소 직원들과 함께 한 노성희 소장(맨 뒤).
짧은여행 긴호흡이라지만 여행이란 떠나기 전의 설렘과 분주함이 우리의 맘을 더욱 즐겁게 하였다.
가보지 않은 곳의  혼자 하는 상상이란 이미 다녀온 이들이 올려놓은 사진들을 보며 곳곳의 생소한 유적지를 애써 기억하려 했고, 맘처럼 진행되지 않은 여행가방 꾸리기까지.

일상의 벗어남이 여성공익단체 역량강화 지원사업이란 명분 아래 더욱 당당해졌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부추김(?)에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고도 천년의 도시, 씨엠립... 앙코루와트... 화학적 인조향기가 아닌 자연적인 여름 꽃향기에 그곳의 첫인상은 무척 좋았다.

산굽이 돌아 돌아가는 우리나라 초록산과 같은 경치는 없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그곳의 들판은 신과 인간이 가까워지는 거대천년 유적의 도시임을 느낄 수 있는 이국이었다.
유적가이드의 지나치게(?) 심도 있는 설명에 점점 캄보디아 역사에 빠져들기도 하고 그들의 역사 속에서 한국을 느껴보기도 하면서, 그야말로 캄보디아왕국(Kingdom of Cambodia)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거대 석조사원의 위엄이 숨 막히는 더위와 함께 우리의 온 감각을 사로잡았다.

기본적인 전기와 수도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생활공간이 다른 수상가옥과 우리나라 전쟁후의 빈민가를 보는듯한 흙먼지 가득 앉은 거리에 인접한 집들을 보며, 주어진 환경의 다름 속에서 인간의 적응력이란 실로 여러모로 대단함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의 쾌적하지 못한 생활환경을 보며 ‘저들에게도 가정폭력, 부부갈등이 없지 않을텐데’ 라는  벗어날 수 없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이 욕심과 욕구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라고 톤레샵 호수 수상촌에 사는 아이들에게 생전 처음 양념치킨의 맛을 알게 하면서부터 그들이 늘 가이드 손에 들린 비닐봉지를 기다린다는 가이드의 말에 인간의 욕심, 욕구, 행복, 불행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야하는 계기가 되었다.

상담소를 찾는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픈 이들의 행복을 나는 어떻게 찾도록 도와줘야 할 것인지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
캄보디아 씨엠립 곳곳의 사원들, 비록 주마간산처럼 스치고 지나 왔지만, 불가사의한 유산들은 신과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이라고 믿고 싶었고 그곳의 밤하늘 길을 밤새 날아갈 수 있게 해 준 한국여성재단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교보생명의 후원에 앙코루의 미소를 듬뿍 담아 한 없는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