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경쟁수단은 사회적 자본이다
21세기 경쟁수단은 사회적 자본이다
  • 광양뉴스
  • 승인 2011.12.19 09:50
  • 호수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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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섭 광양여중 교장
지금 세계는 국경없는 글로벌 경쟁시대로 치닫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국경을 뛰어넘어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기업이 그 중심에 있으며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장래를 조망하면서 경제학자들은 21세기의 경쟁수단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인간은 사회를 구성하면서 그 조직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된다.

극단적인 세상을 초월하는 수행을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조직에서 나타나는 구성원 간의 신뢰, 정직, 고결, 결속 및 개방성 등이 바로 사회적 자본으로 지금까지의 경쟁력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까지는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었으나, 2만, 3만 달러 달성은 사회적 자본의 기반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기존의 시대에 중심축이었던 국방력을 중심으로한 국력만으로는 안 되고 고품격의 사람에게 고상한 인격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가도 사람의 인격에 해당하는 국격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경쟁 수단이 단선형적 차원에서 바뀌면서 ‘우회축적’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우회축적이란 우회하여 축적된 힘을 발산하는 것을 일컫는다. 직접 가지 않고 우회하면서 큰 힘을 축적하여 그 힘을 발산하면 더 나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논리다.

과거 농경사회의 생산수단인 맨손 노동에서는 우회 축적의 필요성이 떨어지겠지만, 자본재 산업과 더 나아가 기술, 지식, 사회적 자본의 경우는 우회축적이 절대적으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이런 우회축적 논리가 적용되는 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된다. 졸을 주고 마, 포를 떼는 장기의 수나, 광고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행위가 해당되며, 연구개발 투자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과학자들은 구슬을 위에서 아래로 굴리는데 직선코스와 원의 한 호인 사이클로이드 곡선 중 어느 코스를 택하는 것이 목표지점에 더 빨리 닿을까 실험한 결과 사이클로이드 곡선인 경우가 훨씬 빠르다는 것을 이미 증명하였다.

이와 같은 예로 하늘에 떠 있는 독수리가 땅 위의 쥐를 잡는데 직선코스로 날아가서 잡는 경우의 최대속도는 시속 168km인데 반해, 아래로 강하하다가 우회축적 후의 최대속도는 320km나 된다고 하니 자연 속에 이루어지는 원리는 과히 경탄할 만하다.

이같은 원리로 국가산업면에서 세계적으로는 독일의 장인제도에서 독일국민의 우회축적 철학을 잘 엿볼 수 있다. 그 결과 독일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인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500개나 된다는 것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또 독일회사의 평균 연령이 67년이고 가족소유 회사가 77%나 되며 매출의 수출비중이 51%로 다른 나라의 회사에 비해 확실한 경쟁우위에 있다. 우회 축적의 본질은 먼 후일의 번영을 위한 오늘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 장기목표인 비전을 정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여러 가지를 희생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일을 할 때 단기적 성과에만 너무 집착하지 말고 지금 당장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힘을 비축하여 결정적인 때가 올 때 이 축적된 힘을 사용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특히 교육분야에 적용한다면 이 원리의 이해는 매우 중요하다. 개개인이 지금 당장의 점수만을 위하여 문제 풀이식 교육에 치중하여 그 많은 시간을 학습에 투자하고 있다면 우리 아이들의 사고는 닫힌 사고가 되어 창의력을 방해할 것이다.

그리고 삶의 목표도 없이 떠도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몇 점 상승만을 노리는 교육보다는 사유와 반성적 사고로 선진국에 비해 우리에게 부족한 도덕성, 사회질서를 지키는 태도 등 인간사회의 가치를 높이는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모두 성급하다. 대학입시만을 향해 눈 앞의 점수가 아니면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과 눈앞의 인센티브가 안 보이면 움직이고 싶지 않는 교육노동자의 삶은 피곤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는 것이다.

우회축적의 원리를 생각하면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보다 더 멀리, 보다 더 깊게 세상을 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