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넘어 깊은 겨울이 되기 전에 항상 하는 취미 생활이 있다. 휴일이면 무작정 들에 나가 돌아 다니다가 야생으로 있는 갓을 캐는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매년 반복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흔하지 않는 것을 직접 구하여 정성을 들여 절이거나 김치를 담아서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 좋아서 이다. 오랫동안 이를 반복하면서 갓을 캐는 도구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견디는 채소인 것이기 때문에 보통의 것처럼 쉽게 생각을 하고 그냥 손으로 힘을 주면 쉽게 뽑아질 것으로 생각되어 아주 작은 것은 쉬웠지만, 캐고자 했던 큰 것은 손으로도 안 되는 경우도 많아, 도구사용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게 되었다. 옛 속담에 아무리 바빠도 실을 바늘허리에 묶을 수 없다는 말이 생각나게 되었고, 도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 이후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칼을 생각하게 되었고 작은 칼에서 시작하였으나 작은 것의 문제점을 알고 나서, 큰 부엌칼을 사용하게 되었고, 큰 칼 조차도 갓을 캐는데 그냥 사용해서는 되지 않고,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손에 물집이 잡히는 등의 많은 고생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칼쓰는 방법에 있어서 한 번에 자르는 것이 아니고 여러 방향으로 나누어서 자르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때로는 칼이 없어 호미를 사용하여 캐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럴 때마다 항상 어려움을 느꼈다.
필자는 공학을 하는 사람이다. 평소에 강의하고 이야기하는 과학은 일반적으로 이론적 접근이 많다. 그러나 실제적 경우로 들어가게 되면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기계가공을 하는데 있어서도 모든 것을 손으로 직접 할 수는 있으나 적절한 방법과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을 매번 느끼게 된다.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개념의 차이는 일을 시행하는 것은 동일하나, 어떤 것에 대한 깊이의 문제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전문가가 되어야만 부를 얻게 된다. 그러나 부를 얻고자 하는 사람은 많으나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들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그 사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하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로또 등을 통하여 횡재를 바라지만 그것은 오로지 아마추어적인 요행일 뿐이지 전문가로서 부를 갖게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많은 퇴직자나 명예 퇴직자들을 보게 된다. 창업의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분야에서 부를 축적하거나 전문가가 되기를 원하지만, 그들은 나이가 많고 이론적으로 무장 되어있지만, 타 분야에서의 전문가는 결코 아니기 때문에 많은 기간과 노력을 하여 타 분야에 접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결혼문제는 어떠한가?
수많은 시간동안 교육을 통해 이루어진 인생이지만 인생의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는 순간적인 감정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 요즘의 세대이지만, 이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앙드레김 같은 디자이너가 만든 옷이 패션쇼에 나오는 경우 너무도 아름다운 의상이 많지만 그것은 의상일 뿐이지, 우리가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은 아니다. 아무리 좋아 보여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많은 비용을 들여 산 것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일 때가 태반이다. 옷가게나 신발가게의 수많은 제품들이 있지만 자기 몸과 발에 맞는 것은 한 치수일 뿐임을 느끼게 된다.
새로운 직업을 무조건 선택할 경우가 너무도 많으나 옷과 신발의 치수처럼 직접 눈과 행동으로 맞추어서 신을 수 있는 직업과 사업은 어느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보이지 않는 미래의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은 불 꺼진 동굴을 찾아가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지 않는 동굴 전문가를 만나 지도하에 길을 갈수도 있지만, 자신의 능력 배양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시간을 할애하는 임진년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약 400년 전의 임진왜란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이순신장군이 펼쳤던 지혜가 생각나며, 이 같은 지혜로 자신 주변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