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말과 상호주의가 통하기를!
바른 말과 상호주의가 통하기를!
  • 광양뉴스
  • 승인 2012.01.16 10:11
  • 호수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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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두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지난해를 다사다난한 역사로 묻고 변화불측의 새해가 열렸다. 공적인 행사에서는 이미 새해의 희망과 덕담이 오갔지만, 설날을 맞아 집안끼리 모여 인사를 나누며 세뱃돈도 주고받아야 명절 기분이 난다. 설날, 좋은 말로 서로를 북돋아주고 상호주의로 관계가 깊어지기를 빈다.

  사회적 소통은 바른 말로     
  설을 앞두고 양력과 음력을 함께 쓰는 것 때문에 오는 혼선이 떠오른다. 우선 ‘설날’을 ‘구정’이라고 잘못 쓰지 않기 바란다. ‘구정’은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 시절에 오염된 말의 찌꺼기다. 또한, 설을 넘기지 않은 2012년 1월에 ‘임진년’이나 ‘용의 해’가 되었다는 것도 바르지 않은 말이다. 아직도 신묘년 섣달이고, 설날이 되어야 임진년 흑룡의 해가 시작되니까.

  역사적으로도 ‘일제 치하 36년’이라고 말하지만, 나라를 빼앗긴 1910년 8월 27일에서 해방을 맞이한 1945년 8월 15일을 셈해보면 35년에서 12일이 모자란다. 그러므로 일제 강점 기간은 35년이 더 타당하지만 36년이라고 널리 알려져서 바꾸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권력자들이 말하는 것과 실행이 달라서 사회적 유대관계를 해치는 경우가 많다. 현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제시한 ‘친서민’, ‘윤리 경영’, ‘공정사회’, ‘공생 발전’ 같은 말들이 그렇다. 실천력을 보이지 않으므로 진실성이 없고, 정치적 사기로 들린다. 미네르바, 정연주, 한명숙 등을 범죄자로 몰아붙인 검찰은 무죄 판결에 대해 비뚤어진 입을 더욱 실룩거릴 뿐이니 우습다.

  이렇게 잘못 통용된 말과는 다르게 권력자나 전문가들의 말이 어긋나는 것은 사회적 소통 관계를 무시해서 일어난다.

  최후통첩 게임
  널리 알려지고 다양한 실험을 거친 게임이다. 낯선 두 사람이 실험실에 오지만 직접적인 협의는 하지 못한다. 한 사람(제안자)에게 1만 원 지폐 20장을 주면서 하고 싶은 대로 둘이 나눠가지라고 한다. 다른 한 사람(응답자)은 그 돈을 받든지 거부하든지 마음대로 하라며 최후통첩을 한다. 여기서 만약 응답자가 제안을 거절하면 둘 다 한 푼도 가질 수 없게 된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사람이란 이기적이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응답자가 한 푼도 못 받는 것보다는 1만 원이라도 건지고 싶어 할 것이므로 제안자의 일방적인 제시를 수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과는 전문가들의 말이 틀렸다. 현실에서는 1만 원을 제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절반의 사람들이 10만 원을 제시했다. 제안자가 제시한 평균 금액이 42%이고 30% 미만의 제안은 거절당했다는 실험 통계도 있다.

  왜 그럴까? 인간은 이기적 합리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타주의와 보복성향이 있고, 상호주의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상호주의는 호의에는 호의를 베풀고, 불공정 행위에는 대항한다. 최후통첩 게임을 변형한 “독재자 게임”은 응답자에게 거부권을 없애도 제안자는 상당한 금액을 내놓았고,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제안하도록 하면 1만 원일지라도 모두 받아갔다. 사람은 이기적 합리주의를 벗어나 공정성을 찾고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는 것을 입증한다,

  친족 이타주의 한계를 사회적 상호주의가 채워주는 것이다. 흡혈박쥐도 피를 많이 먹은 날 밤에 남아도는 피를 굶주린 다른 동료의 입에 토해 넣어준다. 박쥐가 주고받기를 형성하는 것처럼 다른 사회적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상호주의 정신을 지닌 사회적 동물들은 협력적인 관계로 서로의 이익을 얻으며 더 크고 협조적인 사회집단을 꾸려갈 수 있다.

  상호주의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되갚으려는 도덕적인 감정으로서 인간성에 확고하게 뿌리내린 듯하다. 공자가 삶의 지침으로 삶을 만한 한 마디 말을 구했을 때, “남을 헤아려주라.(恕-상호주의) 스스로 원하지 않는 일은 남에게 베풀지 말라.”고 했다. 예수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교훈했다.

  조화를 부리는 용의 해. 사람마다 바르게 말하고, 행복을 낳는 긍정적인 말이 용솟음치기를! 시민사회에서는 선거 마당을 통해 복수와 보은의 상호주의 원칙이 강화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