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 사고 구조만 네 번… “참 기이한 우연이네”
경운기 사고 구조만 네 번… “참 기이한 우연이네”
  • 지정운
  • 승인 2012.03.19 09:42
  • 호수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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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압면 의용소방대원 정철완 씨
사고 당시를 설명하는 정철한 씨

경운기에 깔린 노인을 인근을 지나던 의용소방대원이 뛰어가 구조한 훈훈한 이야기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광양시 다압면에 거주하는 정철완(57ㆍ남)씨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다. 지난 8일 낮 1시쯤, 진상면 용계마을 어귀의 도로를 운전하던 정 씨는 우연히 앞산에서 경운기가 뒤로 밀리며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사고라는 직감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하고 산길을 뛰어 올라간 그의 앞에는 경운기의 앞바퀴에 노인의 하체가 깔려있는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그는 경운기 엔진을 정지하고 다급한 마음을 추스르며 인근 소방서에 구조 신고를 했다. 지난 2002년과 2003년, 2006년에도 이와 비슷한 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는 그는 섣불리 경운기를 건드리지 않았다. 혼자 힘으로 경운기를 건드렸다가 더 큰 사고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 후 구조대원 2명이 도착했고 사고를 당한 양모(77) 할아버지는 큰 부상없이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

정씨의 전화를 받고 출동한 진상 119 지역대 김성대 구급대원은 “사고지점은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없는 사각지대”라며 “의용소방대원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경운기가 낭떠러지로 떨어지면서 큰 사고가 날 수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빨리 발견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올해로 28년 째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 중이다. 스물 아홉 살 때부터 마을 주택 화재나 산불 진화 활동에 나서는 등 지역의 안전파수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항시 내 마음에 우리 지역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주변에 연기만 보여도, 불만 보아도 낮이고 밤이고 뛰어간다”고 말한다.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면서 그의 마음속에는 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경운기 사고에 대해 정 씨는 “경운기로 산길을 오를 때는 미리 저속기어로 변속하여 안전한 장소까지 가야 한다”며 “특히 봄철에 산길에서 경운기나 트랙터를 운전할 때는 세심한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