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이 제 재산이죠" 배종선 동광양중 과학교사
"제자들이 제 재산이죠" 배종선 동광양중 과학교사
  • 이혜선
  • 승인 2012.07.23 09:28
  • 호수 4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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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생활 28년, 3학년부장만 16년
광양읍에서 태어나 지금껏 광양에 살며 광양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동광양중 배종선(54) 교사는 3학년부장만 16년을 맡고 있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장흥 장평중학교에 첫 발령을 받아 1985년 3월 1일부터 교사의 길을 걷고 있는 배 교사는 88년에 옥곡중으로 와 그 이듬해에 처음으로 3학년부장을 맡았다.

그는 16년 동안 맡은 3학년 부장의 결과는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제자들”이라고 답했다.

“지금이야 야간 자율학습이 없지만 예전에는 중학교 3학년도 좋은 고등학교 가려고 밤새가며 공부했었거든요. 아침 8시부터 밤 10시 11시까지 같이 지내니 부모보다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죠. 그래서 그런지 제자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3학년부장의 제일 큰 장점이지요.”

그는 첫 근무지인 장평중의 김재곤 제자가 박사논문을 보내왔을 때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녀석이 화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는데 박사 논문에다가 저 때문에 화학을 전공하게 됐다고 고맙다고 마지막에 써놨더라고요. 그걸 보니 진짜 눈물이 납디다. 이런 게 보람 아니겠어요?”

배 교사는 제자들과도 허물없이 지낸다.

해마다 잊지 않고 찾아오는 제자들도 무척이나 많다. 아내가 사위 볼 나이도 됐으니 제자들과 적당히 만나라고 핀잔을 줄 정도로 제자들과의 관계도 끈끈하다.

그는 제자들이 온다고 하면 제자들의 졸업앨범을 찾아보고 만날 준비를 한다.

“저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것이 얼마나 고맙습니까. 그런데 제가 기억을 못하면 무척 서운해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지금껏 졸업앨범도 빠짐없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제자들이 주례 서달라고 자꾸 부탁을 하는데 제가 아직 주례 설 나이는 아니잖아요?” 그의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 번진다.

그는 공교육문제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도 바뀌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학교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았을 때는 이토록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같이 있는 시간이 적으니 불신이 생길 수밖에요.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교육의 질도 높아질 것이고 아이들에 대해 더 심층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 문제 해결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겁니다.”

배 교사는 앞으로도 광양에서 교육자의 길을 걷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췄다.

“고향이 좋습니다. 가는 곳마다 선후배님들과 제자들이 저를 반겨줘요. 저만큼 행복한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도 드물 거예요. 앞으로도 이곳에서 더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며 추억을 쌓아나가고 싶습니다.”

그는 지금 가르치고 있는 동광양중의 아이들에게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을 공경할 줄 알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인재들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