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방흑연 공장 포항 입지놓고 ‘설왕설래’
등방흑연 공장 포항 입지놓고 ‘설왕설래’
  • 지정운
  • 승인 2012.07.23 10:05
  • 호수 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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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공해만 남기고 돈되는 것은 포항으로 가는가”
켐텍 “수익성 낮은 시설…초기 투자비 탓에 입지조건 고려”

동호안 일원에 추진 중인 탄소소재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접수와 철회를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탄소소재를 이용한 후방산업이 광양이 아닌 포항으로 이전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우려의 배경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등방흑연 공장이 포항으로 입지가 결정된 점을 들었다. 등방흑연은 제철소에서 나오는 콜타르를 가공해 만드는 ‘침상코크스’를 원료로 만드는 탄소소재 후방산업으로 분류되는데, 이같은 후방산업에는 전극봉, 그래핀, 탄소섬유/CFRP 제조 등이 있다.

환경단체들은 “후방산업의 첫 번째 공장인 등방흑연이 포항으로 간 것은 공해는 광양이 안고 돈 되는 것은 포항으로 가져가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신뢰의 차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들은 얼마 전 마그네슘 공장은 순천으로 가고, 니켈공장은 동호안으로 유치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렇게 될 경우 지역에는 OCI에 더해 포스코 켐텍의 화학공장이 더 들어오는 셈이며 공해만 가중 될 것이란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켐텍은 지난해 공시된 사실에 대해 문제를 삼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포스코 켐텍 관계자는 “등방흑연사업은 지난해 12월 공시를 통해 사업을 알렸다”며 “등방흑연 사업은 장치산업으로 투자비는 많이 들어가는 반면 매출액이 작은 산업으로 투자비가 높으면 사업 자체가 안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혜택이 가장 많은 곳을 찾다보니 광양, 부산을 거쳐 포항으로 일본의 파트너사가 입지를 결정한 것일뿐, 여러 면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전체 침상코크스 생산량 10만 톤을 기준으로 할 때 4% 미만의 원료를 사용하는 등방흑연공장은 탄소소재 후방산업 전체를 봤을 때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이런 측면서 이 관계자는 “만약 원료를 30% 정도로 많이 사용한다면 물류비 등을 고려해서라도 광양에 입지가 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등방흑연공장은 포항으로 결정됐지만 다른 전극봉, 그래핀 등의 사업은 광양에서 사업을 하는, 이른바 탄소 밸리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탄소 소재 사업을 위한 본안 접수 소식이 알려지며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과 환경단체들이 본안 접수 취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지난 16일 발표했고, 포스코 켐텍은 19일 본안 접수를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