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여파, 여기저기서 ‘곡소리’
장기불황 여파, 여기저기서 ‘곡소리’
  • 이성훈
  • 승인 2012.07.30 10:18
  • 호수 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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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차 산업 타격 더욱 심각…서비스업까지 직접 영향

경기불황 해법은 없나 2. 지역기업의 현주소


지난 2008년 하반기부터 불어온 포스코 불황으로 인한 여파는 4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가 가장 심각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포스코의 불황은 외주파트너사보다는 2~3차 산업에 더욱더 타격이 되고 있다. 외주파트너사 관계자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포스코와 맺고 있는 것이 있어서 다행이지만 2~3차 산업들은 더욱더 심각한 분위기다”고 전했다.

광양제철소와 가장 맞닿아 있는 태인동 국가산단 역시 장기간 경기불황 늪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광양제철소에 부 원료를 납품하는 업체들은 광양제철소 감산에 따라 반출 물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심각함을 더하고 있다. 광양제철소에 부원료를 납품하고 있는 한 회사는 “IMF때는 그나마 수출이라도 됐지만 지금은 모두가 불황이다 보니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서 “살아남기 위해선 아끼고 절약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또 다른 부원료 납품업체인 B사는 출하량의 감소와 불안정한 환율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요즘은 환율이 다소 안정세에 돌입해 그나마 나아졌지만 3년 전에는 달러당 1500원을 상회하고 제철소 감산으로 판매량마저 줄어듦에 따라 회사경영의 심각한 위기를 겪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옥곡 신금 산단도 사정이 별반 다를 게 없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다달이 직원들 월급주기도 빠듯하다”며 “휴가철을 맞이해 보너스도 지급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신금ㆍ태인ㆍ초남산단 등을 둘러본 결과 해당 업체 대부분은 불황에 대해 언급하기를 극도로 꺼렸다. 자칫 잘못 말했다가는 안 그래도 어려운 현실에 포스코나 외주파트너사 등으로부터 괜히 찍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 그냥 어렵다고만 얘기할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려운지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초남산단에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같이 하청 받아서 일하는 영세업자들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꾹 참고 지낼 수밖에 없다”며 “절대 업체 이름을 밝히지 말고 어디 산단에 있는지도 되도록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신신당부했다. 제철 부원료 납품업체 뿐만 아니라 운송업체, 부산물 활용 업체, 철강재가공업체 등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관행으로 해 줬던 은행 대출연장도 현재는 어렵고 대출금 상환과 출하감소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기업이 많다는 것. 이는 그동안 포스코 한 곳에만 의지해 사업을 추진해온 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결국 포스코나 외주파트너사가 어려움을 겪으면 2~3차 산업체들은 여기에 대처할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체적으로 불황을 겪다 보니 시에서도 뾰족한 대책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시 관계자는 “산단 업체들을 대상으로 요즘 분위기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데 괜찮다는 업체는 거의 없었다”며 “시에서도 어떻게 도와줄 수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만 앞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려운 중소기업을 보살피며,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관련 업체와 기관 단체 모두의 공동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런 불황이 산업계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곳곳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어 결국 음식점, 술집 등 서비스업까지 치명타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호에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지역경제 현실을 게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