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총영사관 영사 부임을 앞두고 인사드립니다
시애틀 총영사관 영사 부임을 앞두고 인사드립니다
  • 광양넷
  • 승인 2006.10.10 10:33
  • 호수 18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복근 외교통상부 1등 서기관
필자는 이제 12년차에 접어드는 중견 외교관이다. 전기도 안 들어 온 봉강면 벽촌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외교관이 되어 공직의 길로 들어섰다. 그간 대한민국 최고의 국제법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국제법적 이슈를 다루는 부서에서 근무를 해 왔고, 지난 1년간은 독도문제 및 한·일간 배타적경제수역(EEZ : Exclusive Economic Zone) 문제를 다루는 실무자로 한·일 외교의 최전선에서 국익수호를 위해 활동하였다. 외교관하면 은은한 음악이 흐르는 만찬 파티와 턱시도를 걸친 멋있는 신사를 떠올리지만, 주변 강대국과의 외교가 국가의 명운을 결정하는 대한민국의 외교관들은 이러한 여유를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 순간에도 많은 공직자들이 자연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듯이, 필자도 독도영유권이 일본으로부터 도전받는 상황에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생활을 하였다. 특히, 독도를 둘러싼 일본의 도발은 최근 들어 그 강도와 성격이 급격히 변하고 있어 외교실무자로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 외교 일선도 자연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사투와 마찬가지로 위난에 처한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터라고 할 수 있으며, 최근 한일관계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외교전의 최일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과거 수 십 년 동안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왔으나, 그간은 형식적인 항의에 불과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사회 전반의 우경화 추세에 따라 이전과는 달리 말이 아닌 행동으로 우리의 독도영유권에 대한 도발을 감행하고 있어 한·일간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일례로 지난 4월 일본 해상보안청 선박이 우리의 EEZ가 명백한 수역에서 우리 정부의 사전 동의 없이 해양과학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내용의 수로통보를 한 이후부터 최근 7월 우리 선박에 의한 독도 인근 수역에서의 수로탐사계획 중단을 요구하기에 이르기까지 독도주변 수역에서의 일본의 도발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강도가 세고 체계적이었다. 일본의 이러한 태도는 우리 국민의 인내를 시험하는 과정의 연속이었고,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우리로서는 치밀한 국제법적인 논리와 원칙에 따라 대응을 해야 했기 때문에 외교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컸다. 그러나 외교관으로서, 국가 공직자로서 나라의 안위를 지키고 우리의 국익을 지켜내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하여 열심히 일하였다. 이러한 마음자세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필자는 2년간의 외교부 본부 근무를 마치고 미국 시애틀 총영사관 영사로 발령을 받아 한일관계에서 잠시 떠나 오는 8월에 미국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미국 서부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인 시애틀은 고향 광양과 마찬가지로 항구 도시이며, 우리와도 해운 교류가 많은 도시이다. 시애틀에서도 공직자로서 애민의 정신을 항시 새기며 언제나 우리의 국익과 교민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 동안 고향 향우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광양신문을 빌어 기원한다. 입력 : 2006년 07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