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가 지난 해 하반기부터 1년 여 동안 모든 역량을 투입해 개최한 ‘2012 광양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이하 서커스)이 지난 12일 폐막식을 끝으로 93일간의 대장정을 마친 가운데 서커스 성과분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시는 지역에서 이런 큰 행사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는 데 안도하며 성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그동안 끊이지 않았던 잡음 등을 의식해 평가 보고회 개최 등을 공언하며 호의적인 여론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단 시가 내세우는 성과를 살펴보자.

서커스는 여수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문화ㆍ예술을 활성화 하고 도시경쟁력과 품격을 높이면서 지역경제 상승효과를 최대한 흡수한다는 계획으로 지역에 선을 보였다.

지난 5월 12일 시작한 아트서커스는 세계 6개국의 아트서커스팀이 참여한 가운데 모두 215회라는 공연일정을 정상적으로 마쳐 아시아 최장 공연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시는 자랑하고 있다.

우선 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광양시의 문화예술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폐막식에서 이성웅 시장은 칸느 영화제를 거론하며 광양 문화의 미래상을 제시했으며, 일부 언론을 통해서는 서커스 국제 사무국 설립이야기도 나왔다.

시는 이번 서커스를 통해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문화ㆍ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정서함양과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했고, 공직자들에게는 아시아 최장 공연이라는 대규모 행사를 치러내는 값진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케 함으로써 공무원의 역량을 배가 시켰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같은 자신감의 배경은 관람객 수 때문이다. 서커스 조직위는 지역적 접근성 한계와 열악한 인프라 등에도 불구하고 19만 5000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다며 관람객 유치 목표(24만 3000명)의 80%가 달성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람료 수입은 약 39억 원으로 예상돼 목표로 한 51억에 비해 76% 선에 머물러 아쉽다는 반응이다.
지역실물경제에도 많은 보탬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우선 서커스 개최에 따른 직접적 경제효과로는 행사장 기반시설 및 빅탑 등 시설물 설치에 지역 업체를 우선적으로 참여시킨다는 방침을 정하여 17억 원을, 6개 공연팀의 숙식 등 지역 체재비용으로 9억 6천만원, 홍보ㆍ마케팅 활동에 1억 8천만원 등 총 72개 업체에 34억 원이 지역 내에 지출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리고 광양국제서커스 기간 중에 전국규모의 체육대회(7개 대회)를 유치, 27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두었고 여수세계박람회와 이순신 개통으로 최근 경기침체와 여름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관내 식당가나 숙박업소 매출이 증가 하는 등 지역실물경제에 파급 효과 또한 상당하다고 밝혔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의 반응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대체로 호의적이라는 것이 시의 평가다.

조직위 관계자는 “특히 외지, 멀리에서 오신 분들일 수록 좋은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시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서커스 개최에 따른 유ㆍ무형의 성과와 운영상의 여러 가지 문제점 등을 놓고 지역사회의 평가는 시큰둥하기만 하다.

시민 박 모 씨는 “올림픽에서 우리가 금메달 몇 개 땄다고 진정한 스포츠 강국이라 할 수 없는 것처럼, 광양시가 서커스 한번 했다고 선진 문화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서커스 기획 단계부터 시민의 공감대가 없이 큰 행사를 치룬 것이 결국 행사 기간 내내 엇갈리는 여론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 부분도 광양시는 서커스, 여수엑스포, 이순신대교 임시개통 등으로 특수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부정적이다.

시가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여수엑스포, 광양월드아트서커스, 이순신대교 개통에 따른 지역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업소 전체 평균 매출액이 3.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역에서는 광양불고기 외에는 재미를 봤다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같은 결과를 반영하듯 시도 서커스 진행과정의 많은 문제점을 시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