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 마린센터 초토화 천장은 ‘무너지고’ 창문은 ‘와장창’
태풍 ‘볼라벤’ 마린센터 초토화 천장은 ‘무너지고’ 창문은 ‘와장창’
  • 정아람
  • 승인 2012.09.03 10:08
  • 호수 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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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대비 태세 부족·부실 시공 ‘논란’ 여론

태풍 '벨라벤'이 초속 40m가 넘는 강풍으로 월드마린센터를 강타했다. 등 뒤로 한숨짓고 있는 항만공사 관계자들
월드마린센터가 태풍 한방에 처참한 몰골을 드러내며 재난대비 태세 부족과 함께 부실 시공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몰아치던 지난 달 28일 아침 8시 10분 쯤, 마린센터 1층 엘리베이터 쪽 현관 대형 유리가 파손되고 천장이 다 뜯겨져 자재들이 바닥에 나뒹구는 등 그야말로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항만공사의 재난대비 태세 부족과 안일한 건물 관리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항만 공사 측은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던 28일 오전 8시 쯤 마린센터 주변에 강풍이 불었고, 더욱이 마린센터 주변에 바람을 막을 만한 건물이 없어 다른 지역보다 강풍 피해가 더욱 더 컸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출근 시간에 피해가 발생한 것은 직원들이 1층 출입구를 이용해 출근하는 사이 강풍이 밀고 들어온 것으로 판단할 수 있어 재난에 대비하는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광양시는 볼라벤이 급습한 출근 시간에 별도로 배치된 직원들이 청사 출입문을 꼭 붙잡고 일일이 개폐를 도와주는 등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하며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항만공사 창문이 맥없이 깨지고 천정이 속절없이 뜯겨나간 것과 관련 제대로 된 자재를 썼는지, 규정대로 공사와 시공을 했는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민 김모(52ㆍ남)씨는 “마린센터는 광양에서 가장 높고 튼튼한 건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건물이 속수무책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은 건물 시공에서부터 관리, 재난 대응에 이르기까지 총체인 부실이 깔려 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항만공사를 비난했다.

이번 태풍으로 항만공사는 수천만 원 대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별도 복구비를 편성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항만공사는 1층 로비 천장과 유리 등이 집중적으로 파손됨에 따라 석고 보드로 천장을 보수하고 유리 창틀도 새로 붙이는 등 복구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항만공사는 마린센터가 전체 건축 공사비와 같은 340억 원대의 재난보험을 든 상태여서, 보험료를 추후 청구하기로 했다.

항만시설팀 최상헌 부장은 “창문 단속 등 대비를 했지만 워낙 돌풍이라 막을 방법이 없었다”며 “사고 원인을 상세히 조사해 이번 복구 과정에서 시설물을 보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항만공사 측은 10월 31일까지 월드마린센터 전망대 개방을 전면 중단한다. 공사 측은 “마린센터 태풍피해 복구를 위해 두 달간 19층 전망대 개방을 중단한다”며 “시민들이 불편하더라도 양해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