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벌초의 계절 ‘아낙필락시스(anaphylaxis)쇼크’ 대비
[기고] 벌초의 계절 ‘아낙필락시스(anaphylaxis)쇼크’ 대비
  • 광양뉴스
  • 승인 2012.09.10 09:30
  • 호수 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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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광양경찰서 태금파출소 순찰팀장
바야흐로 벌초의 계절이 다가왔다. 추석을 앞두고 조상의 묘에 대한 벌초는 자손 된 기본의 도리이자 의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해마다 벌초시기에 벌에 쏘여 죽었다는 매스컴의 보도를 접하고 설마 벌에 쏘여 죽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무지였다. 이번에 벌에 쏘여 왜 죽는지를 경험했다.

나는 약 3주 전 산에 풀을 치기 위해 해가 넘어갈 즈음인 오후 6시 20분쯤 말벌(왕벌)집이 있는지도 모르고 예취기로 풀을 치다 강력한 쇠바늘이 찌르는 충격을 느꼈다.

아픈 곳을 살펴보니 면장갑 낀 왼손 등에 말벌이 한 마리 있는 것이 아닌가. ‘아 내가 벌집을 건드렸구나’하고 다른 벌이 덤비는 것을 예취기 날로 방어하며 현장을 빠져 나왔다.

몸은 비에 젖듯 땀에 젖었고 심한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서 부근 냇가에서 샤워를 했다.
하지만 일어서려는데 다리에 힘이 빠지고 의식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껴 근처 컨테이너 박스에 누웠다. 움직이기가 싫어 그대로 쉬고 싶은데 같이 갔던 후배 L씨가 “안됩니다.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라고 재촉해 중마동 병원 응급실에서 긴급처방을 받았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링거주사를 비롯한 각종 주사를 맞았다. 간호사가 체크한 것을 보니 혈압은 80이하이고, 무더위 속에서도 한기(寒氣)가 들어 몸이 사시나무 떨 듯 떨리기까지 했다.이날 나는 두터운 이불을 덮고 있었으며 하루 동안 입원 후 퇴원 했다.

지금 생각해도 후배가 아니었으면 생사를 가늠하기 어려웠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L씨는 광양제철소 내 119인 소방, 방재업무를 보는 팀장으로 1339(응급의료써비스)에 전화를 걸어 벌에 쏘였을 때 응급조치 방법을 묻는 등 신속한 대응을 했던 것이다. 그때 혼자 있거나 컨테이너 박스에 그대로 쉬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이러한 현상은 왜 일어난 것일까?
아낙필락시스(anaphylaxis)쇼크 때문이다.

아낙필락시스(anaphylaxis)쇼크란 우리몸에 일어나는 격렬한 알레르기반응으로 말벌이나 강한 곤충 등에 쏘였을 때, 음식물섭취, 운동 유발성 등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 증상으로는 혈액순환계에 이상이 생겨 정신적 흥분상태에 빠져 숨쉬기가 힘들어 쌕쌕거리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두드러기, 복부경련,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혈압저하 현상등이 오는 것이다.

올 해 벌초 시 혹 벌에 쏘였을 때는 즉시 112또는 119에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고 긴급신고를 해야 합니다. 괜찮겠지 하고 시간을 허비하다보면 위 증상들에 의해 의식이 혼미해져 신고도 제대로 못하게 되어 잘못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 알아 둘 것은 신고자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야 한다. 예를 들어 광양시 중군동 산14번지 또는 옥곡면 묵백리 전 245번지 등 위치를 정확히 알려야 112나 119에서 네비게이션에 의해 신속히 그 장소로 출동이 가능 한 것이다.

아낙필락시스(anaphylaxis)쇼크반응은 빠르게 나타나며 10-20여분이 지나면 의식이 흐려 질수도 있기 때문에 즉시 신고 해야 하고 119의 도착시간이 1시간이 지나게 되면 생명이 위험하므로 벌초 시에는 꼭 2명 이상 가는 것이 좋다. 

올해 조상의 묘를 벌초하시는 분들은 이점을 꼭 유념하여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