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학생·학부모에게 고함
중3 학생·학부모에게 고함
  • 태인
  • 승인 2007.10.18 08:44
  • 호수 2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0월 12일 전라남도교육청에서 주관한 “중학교 진학지도 담당자 회의”를 시작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선 입시 설명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설명회 자료에 의하면 광양지역에서도 중3 졸업예정자가 2396명인데 반하여 2008학년도 고입 정원은 2078명이어서 318명이 떨어지게 되어 타지역으로 진학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물론 이 수치는 광양 지역으로의 유입자수와 타지역으로의 유출자수를 감안하지 않은 단순 계산한 수치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생활지도와 깊은 관계가 있고, 부모 곁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이 청소년기에 있어서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고 볼 때 2008년 3월 1일 개교 예정이었던 광영고등학교 개교가 1년 뒤로 미루어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입시 설명회에 다니면서 많이 느끼는 것이지만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해서 진로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보는데 그러지 못한 사례를 종종 본다. 부모의 욕심으로 타지역으로 진학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접할 때에는 더욱 가슴이 아프다. 광양지역은 이성웅 광양시장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광양의 인재육성 및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사업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볼 때 광양 관내 고등학교에 진학해도 충분히 명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타지역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감히, 혁명적인 변화라 할 수 있는 2008 대입제도!
2008 대입제도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다. 그 첫 번째가 수능 성적 제공 방법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9등급)이 제공되었던 것이 금년 대입부터는 등급(9등급)만 표기된 성적이 제공된다는 사실이다. 즉 작년까지는 수험생 전체를 1등부터 꼴등까지 한 줄로 세웠다면 금년부터는 1등부터 꼴등까지를 9단계로 나누어 1등급부터 9등급으로만 표기한다.


9등급제에 대해 부연 설명하면 수능 성적을 1등부터 꼴등까지 일렬로 세워서 상위 4%까지를 1등급, 그 다음부터 상위 11%까지를 2등급, 그 다음부터 상위 23%까지를 3등급… 등 전체 수험생의 수능 성적을 9개 등급으로만 나누어 제공한다. 전체 응시자가 10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1등부터 4등까지는 똑같이 1등급으로, 5등부터 11등까지는 똑같이 2등급으로, 12등부터 23등까지는 똑같이 3등급으로 표기되어 모든 학생들을 1등급부터 9등급까지 9단계로 나누어 성적이 제공되는 것이다.


금년에 수능 지원자 수 58만4890명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이들 모두가 응시했을 때 각 영역별로 상위 4%인 1등부터 2만3396등까지 2만3396명은 똑같이 1등급으로 표기되고, 다음 상위 11%까지 2만3397등부터 6만4338등까지 4만941명은 똑같이 2등급으로 표기되며, 다음 상위 23%까지 6만4339등부터 13만4525등까지 7만186명은 똑같이 3등급으로 표기되는 제도이다.


이렇게 수능 성적이 9등급 제도로만 제공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동일 등급의 학생수가 많아짐에 따라 수능 성적 9등급만으로는 합격생을 선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의 모집정원이 3천여명인데, 수능 성적 1등급인 학생이 2만3396명이나 되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렇게 수능 성적의 변별력 약화로 상대적으로 중요해지는 것이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신 성적이다.


2008학년도 대입부터 달라지는 두 번째 특징은 학생부에 대해 성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평어(수, 우, 미, 양, 가)를 없애고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와 이수자 수가 포함된 석차 등급(9등급)을 표기하는 것이다. 등급 이외에 표준편차와 석차등급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학생부의 변별력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3년간 기재되는 30여개 과목의 성적을 다양하게 조합하면 충분한 변별력 확보가 가능하다. 모집단위별로 특정과목에 가중치를 부여하거나 표준점수를 함께 사용할 경우 더 다양한 방법이 나온다.

 

그러므로 2008 대입에서부터 학생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2007학년도 대입 합격자에 대해 서울의 명문 K 사립대학에서 2008 대입제도에 맞추어 내신 실질 반영비율을 적용하여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62%의 학생들이 탈락한 보도내용을 보면 내신 성적의 중요성을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교육부의 3불 정책에 의거 고교등급제는 절대적으로 제한되어 있어 학교 간 학력차이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고등학교에 가서 대학갈 준비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그래서 속칭 명문 고등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역사가 있고 명문 고등학교로 알려진 학교에 우수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여 우수 학생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하고 학력을 쌓아 명문대학에 합격하게 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2008 대입제도의 큰 변화는 이러한 과거의 생각과 인식을 가지고 고등학교 선택을 하게 되면 일부 학교에 우수 학생들이 집중되어 상위 등급의 내신 성적을 서로 나누어 갖기 때문에 학생들 서로가 불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수 학생일수록 과거의 명문 고등학교에 집중 지원했던 것에서 모든 고등학교에 골고루 나누어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꾸어져야 한다. 학생부 내신 성적은 상위 4%만이 1등급을 획득할 수 있어서 우수한 학생이 많이 모인 집단일수록 4%를 제외한 학생들의 내신 성적은 2등급, 3등급, 4등급의 하위 등급으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선택의 길은 분명하다.

 

이제는 주저할 필요 없이 생각을 바꾸어 볼 때이다. 2008 고입선택! 이제는 지금까지 학부모님과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았던 명문 고등학교,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학교, 훌륭한 선배 동문들이 많았던 학교만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최근에 새로 개교한 신설학교나 학부모와 학생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학교를 과감히 선택함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바로 3년 후면 나타나게 될 명문대학 합격의 지름길! 금년부터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2008 대입제도를 잘 이해하고 접근해야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중3 학생과 학부모의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