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알면 행복하다<2>
뇌를 알면 행복하다<2>
  • 광양뉴스
  • 승인 2012.11.26 09:27
  • 호수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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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호 동광양중학교 교감 교육학박사

오늘날 주요 관심사 중의 하나는 뇌 연구를 교육이나 상담에 활용하여 뇌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함으로써 학습효과를 증진시키고 행복을 증진시키는데 있다. 첫째, 요즘 많은 뉴스를 듣다보면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나쁜 점만 있는 것 같지만, 스트레스야말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쳐 몸과 뇌에 무리를 가져올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그 예로 스트레스가 기억중추인 해마에 미치는 연구결과를 들 수 있다. 쥐 대상 연구에서는 스트레스가 해마에 있는 뉴런을 감소시키고 각 뉴런들의 수상돌기마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다. 심리적으로 심한 상처는 코르티솔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그렇게 생성된 코르티솔이 뇌 피질을 깎아낸다. 그 결과 심리적으로 심한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대뇌 변연계 및 피질의 크기는 정상아보다 20-30% 작고, 뉴런 수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 심리적 상처를 입었던 성인의 경우,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가 정상인보다 작다. 이것 역시 코르티솔 과다 분비의 부정적인 결과로 보인다.

특히 뇌가 연약한 시기인 생후 3세까지 코르티솔 분비량이 증가하면 경계ㆍ각성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활동이 증가한다. 그 결과 뇌의 신경 회로는 사소한 자극에도 극도로 긴장하고 경계하는 반응을 보이도록 구성된다. 예컨대, 부모가 폭행ㆍ폭언을 일삼거나 하루는 다정했다가 다음날엔 폭언을 하는 것과 같이 만성적이거나 예측불능의 스트레스에 시달린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혼란스러울 뿐만 아니라, 학습능력도 저하된다. 아울러 왕따나 과도한 성취압력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술을 마시곤 하는데, 그렇게 마신 술은 뇌에 더 치명적이다.

특히 사춘기 학생들의 흡연이니 음주는 뇌에 치명적인데, 이는 이들의 뇌가 아직 발달중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14세부터 술을 마신 18세 학생의 뇌가 여전히 14세의 뇌발달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는 뇌발달이 진척되지 못함을 의미한다. 더욱이 동일한 음주량일 경우에도 이들은 성인보다 짧은 기간만 마셔도 알코올 중독이 된다. 알코올 중독일 경우 뇌실이 확대되고 해마가 손상되는데, 이는 학생들의 학습과 일상생활에 아주 치명적이다.  

둘째, 긍정적 사고이다. 눈을 감고 잠깐 가장 행복했던 장면을 생각해보라. 어떤가? 학생들의 경우, 그런 장면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는 평화로운 느낌을 유발하는 그림을 보여준 후 그 그림을 연상해보라고 할 수도 있다. 아마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이게 바로 긍정적 사고의 힘이다. 물론 정반대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망신당했던 장면이 떠오르는 순간 마음이 불안해질 것이다. 뇌에서는 실제 본 장면을 처리하는 부분과 상상한 것을 처리하는 부분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상담접급에서는 이런 심상을 절묘하게 활용하고 있다, 저명한 뇌 생리학자인 에릭 칸델은 “긍정적 사고를 자주 경험하면 신경세포의 구조가 개체의 잠재 능력을 증대시키는 쪽으로 변화한다”고 말한 바 있다. 뇌가 정신을 지배한다기보다 정신이 뇌를 지배한다는 논리다.

결국 교육학에서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의 이론적 뒷받침이나 다름없다. 또한 긍정적 사고는 직접적으로 행복과 관련된 호르몬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우리 주변에서 스트레스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명상을 이야기 한다. 이는 명상을 통해 우리 뇌는 편안한 알파파 상태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상이라 하면 선, 단전호흡, 요가 등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매사에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것도 일종의 명상임을 알 필요가 있다. 

셋째, 호기심은 주로 전두엽 및 우뇌와 관련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호기심을 발휘해 무언가를 탐색하다 보면 그로 인해 또 뇌가 발달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뇌에 호기심을 처리하는 부위가 있다 보니, 호기심이 우리 인간에게 본능적인 듯하다. 그래서 유아들의 호기심이 그렇게 많은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어른들은 움직이기가 어려운 반면,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 있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그러나 그런 아이들이 발달과정에서 어른들에 의해 호기심이 묵살되기 일쑤이다. 문제는 이러한 호기심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사소한 실수에도 비난하고 위협과 불안이 넘치는 환경에서는 새로운 걸 탐색하기 어렵다. 그럴 경우에는 어떻게 해서 실수를 모면하고 위기상황을 피할지에만 연연하게 된다.

따라서 호기심을 촉진하는 밑바탕은 바로 애정이 넘치고 실수가 허용되는 환경이라 할 수 있다. 호기심을 우리가 공부를 잘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동기, 적극적인 정보처리, 의미탐색의 바탕이 된다. 따라서 호기심은 묵살할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촉진하고 배양해야 할 사항이다. 궁극적으로는 학문발전, 기술개발, 우주개발, 보안산업 발전, 심지어 해킹마저도 전두엽의 의욕 및 호기심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인류발전의 원동력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