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특집]보아뱀 키우는 정민 군의 특별한 파충류 사랑
[계사년 특집]보아뱀 키우는 정민 군의 특별한 파충류 사랑
  • 이혜선
  • 승인 2013.01.07 09:43
  • 호수 4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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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쁜 동물이 또 있을까요?”

올해는 계사년. 다산과 재물, 풍요의 상징인 ‘뱀의 해’다. 뱀은 또 지난 허물을 모두 벗고 함께 상생하자는 의미도 갖고 있다고 한다.

뱀과 관련한 아이템을 고민하던 찰나, 광양에 뱀 키우는 사람 있는지 궁금해졌다. 수소문 한 결과 중마동에서 보아 뱀을 3마리나 키우고 있다는 제보를 받게 됐다. 그것도 17살 중학생이.

취재약속을 하고 주인공인 정민 군(동광양중 3년)과 만나기로 약속을 한 뒤 기자 인생에 시련이 다가옴을 느꼈다. 자그마치 2미터가 넘는단다. ‘하아~지금껏 TV에서만 보던 그 뱀을 직접 보게 되다니…’ 만나기도 전에 마른 침을 꿀꺽 삼켜야 했다. 

약속시간에 맞춰 정 군의 집에 도착하자 그는 해맑게 맞아주었지만 반가운 마음보다 긴장이 앞섰다. ‘두근두근…도대체 뱀은 어떻게 생겼을까?’


파충류 키우기 11년째  이정도면 달인

정 군에게 간단하게 취재 내용을 설명하고 뱀을 보여 달라고 부탁하자 활짝 웃으며 방문을 열어주었다. 문을 열자 눈앞에 뱀 케이지에서 반쯤 몸이 나온 보아 뱀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직접 뱀과 얼굴을 마주친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며 공포가 엄습했다. 하지만 정 군은 자연스럽게 보아 뱀을 살포시 안으며 케이지 안으로 넣어두고 뱀에 대한 예찬론을 펴기 시작했다.

“지금 제가 키우고 있는 동물은 보아 뱀 3마리와 육지거북 1마리에요.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물고기도 키우기 시작했고요.” 2미터가 넘는 보아 뱀 2마리 중 한 마리는 임신 중이라며 정 군은 한 마리 씩 동물들을 소개했다.

정민 군은 7살 때부터 파충류를 키워왔다. 첫 파충류는 이구아나. 키우게 된 계기를 묻자 “TV프로그램 동물농장의 파충류를 키우는 미스터 단을 보면서 파충류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됐고 바로 부모님을 졸라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파충류 키우기가 벌써 11년 째.

부모님 도움 하나 없이 동물에 맞는 케이지를 만들고 먹이를 조달하니 달인이라 할만하다.

이후 도마뱀, 볼파이톤(뱀의 한 종류), 개, 고양이, 고슴도치 등 안 키워본 동물이 없을 만큼 다양한 동물을 키워왔다. 지난 2009년부터 보아 뱀을 키워오고 있다는 정 군은 “키울수록 매력이 넘치는 동물이 보아 뱀”이라며 “처음에는 팔뚝 길이 정도였는데 지금은 2미터가 넘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커지고 길어질 것이라며 활짝 웃는 정 군의 얼굴엔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다.


특별한 사랑, 특별한 꿈

정 군은 파충류를 왜 키울까? 그의 대답은 명료했다. 특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쉽게 키울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뱀은 더욱더 매력적이라고 한다. 그런 매력 때문에 파충류를 키우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전시회를 오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도 모른단다.

그는 “직접 키워보면 그 매력에 분명이 빠져들 것”이라며 “뱀의 해인만큼 올해는 뱀들을 위해 더 멋진 집을 만들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군의 파충류 사랑에 부모님과 남동생도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직접 집을 만들고 먹이를 공수하며 꾸준하게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반대가 심했던 아버지도 이제 인정할 정도가 됐다. 물론 정 군처럼 살갑게 뱀을 만지거나 하지는 않는단다.

정민 군은 “남들은 징그럽다, 혐오스럽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사랑스러운 동반자”라며 “앞으로 수의사가 되어서 육지, 해양 동물 등 다양한 동물들을 치료하고 돌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