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히 ‘뿔난’염수피해 농민들
단단히 ‘뿔난’염수피해 농민들
  • 이혜선
  • 승인 2013.04.01 09:49
  • 호수 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상 농가들 “수어댐 방류량 늘리고 해수유입 막아 달라” 촉구
진상면 시설농가 농민이 염수피해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염수(짠물) 유입으로 농작물에 피해를 본 진상면 시설하우스 농민들이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설하우스 농가들에 따르면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지하수가 지난 2월부터 염분 농도가 높아져 기형과가 발생하고 잎이 노랗게 타는 등 생육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이에 지난달 28일, 진상면회의실에서 시와 수자원공사, 농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피해와 해결 대책을 요구했다.

애호박을 재배하고 있는 탁문기 씨는 “1월초까지 이상이 없었는데 2월초 갑자기 물이 10초 간격으로 나오다 말다를 반복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3월 초 짠물임을 파악하고 용수 공급을 중단했지만 이미 어린 모종들은 다 죽고 나머지도 잎이 말라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과 농민들은 일단 지하수 염수화가 해수 유입으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강현 매실특장과장은 “농민들이 수막재배를 하면서 지표수 고갈이 심해져 빈 공간에 해수가 유입돼 염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수막재배를 지양하고 보온덮개를 활용하는 등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은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어댐 방류량이 적고 지류하천 준설공사를 하면서 하천바닥을 넓히고 깊이 파는 바람에 해수유입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또 흙을 걷어내면서 염수가 걸러지지 않고 곧장 지하수로 유입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진월면 김성현 씨는 “지하수를 쓰지 말라, 수막재배를 하지 말라는 것은 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과 똑같다”며 “해수 유입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양승인 진상면 애호박 작목반 회장은 △청암뜰 하부에 보를 설치해 해수 유입 방지 △수어댐 방류량 늘려 하천수 확보 △수막재배 대체할 수 있는 가온시설 대책 확보 △전 농가 관정 염도 검사 △피해농가 실태조사 및 보상 대책 △배수펌프장과 수문 등을 설치해 수막재배 사용이 끝난 담수 재활용 대책 등을 요구했다. 시는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만큼 정확한 진상조사를 통해 실태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진상면 시설원예 농가는 애호박 61농가(139동 4만8850평), 양상추 5농가(28동 5300평), 취나물 9농가(31동 4300평), 고추 1농가(1동 600평) 등 모두 76농가(199동 5만9050평)이다. 양상추 2농가(22동 4300평)를 짓고 있으며, 양상추 비닐하우스 40여동이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