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출신 김금선 향우 칠순에 대학 졸업
진상출신 김금선 향우 칠순에 대학 졸업
  • 백건
  • 승인 2007.02.28 23:32
  • 호수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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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만에 결실…광양인의 긍지 높여
향우코너<6>

 
진상면 섬거마을 장자골뜸에서 태어난 올해 칠순의 김금녀(여·사진) 향우가 한국전쟁으로 접어야 했던 학업의 꿈을 50여년만에 결실을 맺어 전국에 화제다.

김금녀(70) 향우는 지난 23일 열린 배화여자대학교 졸업식장에서 손녀같은 동기생들 앞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당당히 졸업했다. 1938년 진상에서 태어나 진상초등학교(28회)를 졸업한 김금선 향우는 당시 아버지가 미곡 수출상을 운영해 넉넉한 가정환경속에서 자랐다.

그러나 중학교 진학을 앞둔 싯점에서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가세는 순식간에 기울어버렸다. 전쟁 이후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까지 병환이었다. 그렇게 흐른 세월. 이후 김금선 향우는 결혼과 함께 아이들을 키우느라 배움은 엄두도 못냈다.

그는 지난 1999년까지 고향에 살았었다. 한때 남편의 사업실패로 인해 태인동에서 강나루식당을 운영하는 등 그곳에서 13년을 살았다. 당시 주 고객은 광양제철소와 연관업체 직원들로 가득차 잠깐의 어려움은 희망으로 변했다.

그는 99년에야 자식들과 함께 살기 위해 서울로 가면서 비로소 공부를 계속할 기회를 만났다.
 
 만학도들을 위한 학교인 서울 송파구의 한림중학교에 입학해 고등학교까지 졸업했다.
 
 젊었을 때는 물론, 태인동에서 제법 큰 식당을 운영하며 입소문이 난 아구탕과 추어탕 요리실력을 맘껏 뽐내기 위해 내친 김에 지난 2005년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학과에 입학했고, 지난해에는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 광양의 딸임을 과시했다.

김금선 향우는 “무엇보다 내 자신이 늙어서까지 배움에 대한 열정을 이해해준 남편과 자식들에게 감사하다”며 “서울 인사동에서 손민영 교수가 이끄는 사단법인 예명원에서 한국 전통예절과 다도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3년과정을 또다시 공부하고 있는데 시대에 맞는 생활예절과 차 문화를 연구, 보급하는 데 한 몫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향 광양은 진상초등학교 28회 동창회(회장 서병호·전 광양축협조합장)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며 “언제나 포근한 고향은 늘 추억을 부르는 곳”이라고 자랑스러워 했다.

한편 김금선 향우의 남편 최상채(77)씨는 국전 작가인 서예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슬하에 2남1녀를 뒀는데 장녀인 최원영(45)씨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장남인 최유성(42)씨는 우리지역 우윤근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하고 있고, 막내인 유경(36)씨는 회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