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 ‘고교 설립’ 해법은?
초점 … ‘고교 설립’ 해법은?
  • 이성훈
  • 승인 2013.06.03 09:36
  • 호수 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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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도시균형 발전위해 황길지구에 건립해야”

고등학교 설립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광양은 중학생에 비해 고등학교 정원이 부족해 올해 약 600여명이 어쩔 수 없이 관외 고등학교로 진학해야 했다. <광양신문 2012년 10월 29일자 ‘중학생은 넘치고, 고교는 부족‘ 기사 참조>

시에 따르면 중학교 졸업생이 관외 고교로 진학한 학생수는 2011년 496명, 12년 505명, 올해 583명이다.

이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지역내 고교 설립이 필요하다며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고교 설립을 놓고 시는 일단 설립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에 설립하는 것을 놓고는 시와 추진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성웅 시장은 동지역 보다는 읍이나 면에 고교를 설립해 교사, 학생, 학교에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추진위 측은 도교육청에서 마동 초등학교 부지를 고등학교로 용도 변경만 해준다면 고교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추진위가 마동지역 고교 설립 주장을 제기하는 것은 이렇다. 마동에 초등학교 부지가 현실적으로 당장 필요하냐는 것이다. 2003년을 기준으로 중앙초는 31학급 1088명에 비해 올해 22학급 565명으로 절반이 줄었다.

중마초는 40학급 1383명에서 17학급 396명으로 무려 1000여명이 줄었다. 마동초는 이에 비해 9학급 216명에서 33학급 928명으로 700여명 늘었다.

결국 중마초와 중앙초에서 줄어든 학생수는 1500여명인데 초등학교 신설 대신 이들 학교를 활용하면 앞으로 늘어나는 학생수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서기 의원은 “마동ㆍ중앙ㆍ중마초에서 40여학급 1600여명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초등학교 용지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며 “도교육청에서 고교 부지 변경을 제안한 만큼 시가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지 변경은 시장이 할 수 있는데 오는 10일 도의회 임시회가 열리면 의결한 후 교과부 투융자심사 등을 거쳐 고교 설립을 추진 할 수 있다.

추진위는 이런 일정 때문에 이성웅 시장이 이번 주 내로 부지용도 변경을 할 수 있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번 기회를 잡지 않으면 또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할 지도 모른다”며 “시가 행정만 고수하지 말고 시민 입장을 충분히 헤아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시, 초등학교 용지 그대로 두고
황길지구에 설립
시는 추진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해 초등학교 용지는 그대로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정된 초등학교 용지에 고교를 설립할 경우 고교 편중현상으로 도시의 균형발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를 건립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 증가를 대비해 그대로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경을 하더라도 마동도시개발사업지구조합의 동의가 필요하며, 도교육청의 용지 매입의사가 있고 도시계획상 관련절차의 요구가 있을 경우 추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에 신설 고교는 이미 지정된 예정부지인 황금ㆍ황길지구나 성황ㆍ도이지구에 설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두 곳은 도교육청에서 반대하고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 

장만채 교육감은 최근 광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황길지구에 고교 설립은 어렵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황길지구가 개발지연으로 언제 사업이 완료될지 불투명하다는 판단 때문에 이곳에 고교 설립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박말례 교육청소년과장은 “정원이 넘친다고 당장 고교 설립을 주장하기 보다는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하지 않느냐”며 “황길지구 택지개발이 진행하고 있는 만큼 중마권에 고교를 설립하는 것보다 황길지구에 들어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서기 의원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 비판
이서기 의원은 시의 이 같은 주장에 정면 반박하고 있다. 황길지구 택지개발이 완료되고 그곳에 인구가 많이 유입되면 그때 가서 고교를 설립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황길지구는 도교육청에서 조차 개발지연으로 고교 설립이 불가능하다는데 시는 언제까지 학생들의 불편함을 외면하고 뜬구름만 잡을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해마다 수백 명씩 중학교 졸업생들이 어쩔 수 없이 관외로 진학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이라는 뜬금없는 청사진만 제시하지 말고 지금 당장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부터 하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 시장은 교육에 열정적인 관심을 갖고 있고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정작 학생과 학부모들의 어려움은 수년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어떻게…
일단 광양시 고교 설립추진위는 서명 운동 등을 통해 고교 설립의 정당성을 줄기차게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시는 기존 주장을 그대로 유지하며 황길지구에 고교 설립하는 것을 도교육청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달 31일 재난 종합 상황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추진위와 시의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당장 고등학교로 용지를 변경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안에 용지 변경을 추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고 간단한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중한 스타일인 이 시장이 일주일 안에 용지 변경을 추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서기 의원은 “도교육청이 제안한 사안을 이번 주 안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검토하길 간절히 바란다”며 “미래도 좋지만 당장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