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청암들 짠물 피해, 대책 없나
진상 청암들 짠물 피해, 대책 없나
  • 이성훈
  • 승인 2013.06.17 10:05
  • 호수 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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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대책 회의 했더니 오히려 열만 더 받았다” 분통

시ㆍ의회도
 “전남도 발뺌, 도를 넘었다” 질타  

지난 11일 열린 진상 청암들 짠물 피해 관련 대책회의에서 이정문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진상 청암들 농가들의 짠물 피해와 관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관련 기관들이 농민들의 피해는 외면한 채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농민들의 분통을 샀다.

해당 농민들은 특히 수어천 하천정비 공사를 시행한 전라남도가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고 시종일관 주장하자 맹비난하고 나섰다. 회의에 참석한 시의원들도 전남도의 무성의한 행태에 발끈하는 등 지역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 11일 진상면사무소에서 전남도, 도의회, 시의회,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염수피해 관련 대책회의를 주관했다. 하지만 정작 염수 피해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 전남도의 방재과장이 회의에 불참하며, 시작부터 김빠진 회의가 되고 말았다.

이정문 의장은 “농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한 만큼 전남도는 사고를 조사해 원인을 규명하고 2차, 3차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피해가 났는데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모르쇠로 일관하면 공무원으로서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현완 부의장도 “전남도의 관련 국장이 못 오면 과장이라도 와야 하는데, 공사 감독관이 오는 것은 그만큼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지적했다. 광양시도 전남도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이상표 건설도시국장은 “의료사고가 날 경우 과거에는 환자가 의사의 잘못을 입증해야 했지만, 요즘은 반대로 의사가 문제없음을 입증해야 하는 시대”라며 “전남도가 시행한 공사 이후에 피해가 발생한 만큼 공신력 있는 전남도가 성의 있는 조사를 통해 농민들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도의회 임시회에 참석 관계로 회의에 불참했다”면서도 “수어천 하류 정비와 염수피해 연관성은 없다고 본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전남도의 이런 태도에 농민들은 더욱분통하고 있다. 양승인 진상농협 원예작목회장은 “전남도가 피해 대책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면서 “오히려 이번 회의가 농민들을 더욱더 화나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승인 회장은 “이정문 의장께서 도지사, 도의장, 수자원공사 관계자 등을 만나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일단 지켜볼 것”이라며 “전남도는 제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원인 파악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진상 청암들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지하수가 지난 2월부터 염분 농도가 높아져 기형과가 발생하고 잎이 노랗게 타는 등 생육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자 3월 대책회의를 열고 전남도와 시에 피해와 해결 대책을 요구했다.

농민들은 지난달 20일 이성웅 시장에게 △염수피해 발생 원인규명과 앞으로 염수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 △염수피해농가 보상 및 대책 △청암들 시설원예농가 원예특작지역 지정 △펌프장 증설 또는 대형 비상펌프 증설 배수로 정비 등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진상면 시설원예 농가는 애호박 61농가(139동 4만8850평), 양상추 5농가(28동 5300평), 취나물 9농가(31동 4300평), 고추 1농가(1동 600평) 등 모두 76농가(199동 5만9050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