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례리 엘지 아울렛 입점 가시화
덕례리 엘지 아울렛 입점 가시화
  • 이혜선
  • 승인 2014.03.17 09:24
  • 호수 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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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반응 달라 … 대다수‘환영’의류업체‘난색’


광양읍 덕례리에 엘지 아울렛 입점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를 두고 업종별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은 관광객 및 소비자 유입으로 매출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의류업에 종사하거나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중마동 소상공인들은 고객이 유출로 매출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양시청 투자유치과(과장 김영관)는 지난 11일 광양읍 회의실에서 덕례리 일원 토지소유주를 대상으로 대규모 점포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토지소유주 129명 중 80명의 동의를 받아 사업시행의 요건을 갖췄지만 70% 이상의 동의를 얻어 주민 동의를 전제로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대규모 점포 유치 이유와 점포 소개,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시, 필연적으로 들어올 아울렛
우리시가 선점해야

덕례리 개발은 2005년 12월에 도시계획지구단위 계획을 수립했으나 2008년 경기침체 등으로 그동안 사업추진이 지연돼왔다. 시는 이번 엘지 아울렛 유치를 위해 지구단위 계획을 변경하고 도시계획시설(대규모점포)을 우선 개발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덕례 잔여지구 조기개발을 위한 기폭제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김영관 과장은 “1995년부터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광양시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오던 것이 대규모 점포와 영화관 설치였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낙후된 덕례리에 이번 엘지아울렛 유치로 개발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시를 기준으로 120km 반경 내, 약 한 시간 거리에 아울렛이 없다”며 “우리시가 유치하지 않더라도 전국 아울렛 매장 입지 현황을 볼 때 전남 동부와 전북 남부, 경남 서부 지방을 아우르는 아울렛 매장이 필연적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에 따라 쇼핑과 나들이를 함께 충족할 수 있는 교외형 아울렛을 선점해 우리시 소비자 유출을 막고 인접시군의 약 120만 명 규모의 다양한 관광객과 고객을 확보하고 일자리 창출 등의 혜택을 누리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해 3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사업계획서 제출이 의무화 돼 있어 관내 상권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며 아울렛 선점으로 우리 시가 얻는 이득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광양읍 덕례지구단위계획 구역 내 위치하게 되는 엘지아울렛은 약 7만 6500㎡ 부지에 차량 1500대 수용이 가능한 대형 주차장과 200여개의 점포, 2200㎡규모의 영화관, 식음료 시설 및 예식장을 주요시설로 하고 있다.


광양읍은‘화색’ 중마동은‘글쎄’

 지역 주민들은 엘지 아울렛 입점 소식에 대다수 환영하는 분위기다. 브랜드 옷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광주나 순천까지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고 영화관까지 들어서니 한곳에서 쇼핑과 문화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최희진(36, 중동) 씨는 “가까운 곳에 종합 쇼핑몰이 생기면 당연히 그쪽으로 가지 않겠냐”며 “특히나 문화시설이 부족한 광양에 영화관이 생긴다니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광양읍 분위기도 비슷하다. 침체돼 있는 원도심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명규 전 광양상공인회장은 “광양읍 상공인들은 아울렛 우선 입점을 전제로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유입인구가 많아지면 당연히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재석 동광양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이번 엘지아울렛 입점 소식에 상공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라며 “특히 의류업에 종사하는 상공인들은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지 몰라 발을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중마동에서 의류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중마동의 경우 메인 도로를 중심으로 그나마 의류 상권이 형성돼 있는데 엘지아울렛이 들어서면 중마동 상권 전체가 죽게 될 것”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그는 “이번 입점 소식을 듣고 인근 아울렛을 몇 군데 돌아다녀봤는데 주말마다 교통대란에다 인근 상권 괴사를 확인했다”며 “덕례리 엘지아울렛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광양읍이 환영하는 이유는 아마도 브랜드 의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일 것”이라며 “중마동 의류업 종사자들은 만나면 엘지 아울렛 때문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고 탄식했다.


시민단체도 ‘갈팡질팡’
순천상공인들은 뿔났다

시민단체들도 엘지아울렛 입점 소식을 접한 뒤 고민에 빠졌다. 소상공인들의 상권보호를 위해 지역 상공인단체들과 함께 움직여온 시민단체들은 광양 상공인, 인근 지역 시민단체 및 상공인들과 그동안 순천 신대지구 코스트코 입점반대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광양 상공인들이 엘지아울렛 입점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는 분위기에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그동안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고 지역 경제 붕괴를 막자고 대규모 점포 입점을 반대해왔는데 코스트코를 반대하던 사람들이 엘지아울렛은 환영하는 것은 좀 난감하다”며 “이중적인 태도라고 비난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천과 여수 인근 지역 상공인들은 엘지아울렛 입점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입장 표명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순천상공인들도 이 같은 소식에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장운태 순천원도심상인연합회장은 “순천 경기가 침체돼있는 상태에서 가까운 곳에 아울렛이 생기면 당연히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광양 지역 및 여수 지역 상공인들과 함께 논의를 해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트코에 이어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온다는 소식도 우연히 듣게 됐다”며 “롯데든 엘지든 대규모 점포가 들어오는 것은 지역경제 죽이기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