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조충훈 순천시장, 이희봉 경제청장‘삿대질’
[현장에서] 조충훈 순천시장, 이희봉 경제청장‘삿대질’
  • 이성훈
  • 승인 2014.03.24 10:16
  • 호수 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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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입점 두고 얼굴 붉혀
조충훈 순천시장(오른쪽 두번째)이 이희봉 경제청장을 향해 코스트코 입점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충훈 순천시장과 이희봉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이 코스트코 입점 여부를 놓고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19일 필레모 호텔에서는 제5차 광양만권발전협의회가 열렸다.

이날 이성웅 시장을 비롯해 김충석 여수시장, 조충훈 순천시장, 이희봉 광양경제청장, 선원표 여수항만공사 사장, 3개시 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는 광양경제청 개청 10주년을 맞아 이번 주로 예정된 기념행사 협조건 외에 산단과 공항활성화, 기업유치 공조 등을 논의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조 시장과 이 청장의 날선 말싸움으로 회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하필이면 조 시장과 이 청장이 서로 마주 앉은 바람에 두 기관장은 얼굴을 붉히며 맞서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회의 장소에서 멀찍이 떨어져 담소를 나누고 있던 기관장들 수행원들도 고성 소리가 나자 급하게 뛰어가 상황을 파악할 정도로 두 기관장간 목소리는 식당 전체를 들썩였다.

말싸움 화근은 코스트코 입점문제였다. 조 시장은 이 청장을 향해 “경제자유구역청이 인ㆍ허가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순천시에 협조가 아니라 ‘옥상옥’으로 군림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식으로 할 거면 회의에 나오지 않겠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당황한 이희봉 청장은 “경제자유구역은 특별법에 의한 투자유치지역으로 정해진 법과 원칙에 따라야지 무조건 투자유치를 막을 방도가 없다”며 얼굴이 상기된 채 맞고함을 쳤다.

이성웅 시장을 비롯한 주변 기관장들이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

옆자리에서 보다 못한 김효수 광양상의 회장은 기자에게 “이 상황을 자세히 취재하라”며 혀를 차고 잠시 자리를 비우는 등 이날 회의는 고성과 어색함이 난무하는 자리였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한 참석자는 “명색이 시장, 경제청장이라는 사람이 손님들 앞에서 무슨 창피냐”며 “지역 어른이면 어른답게 차분하게 풀어야지 아무 소득도 없는 회의가 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말싸움이 이어져서 자리에 있기 불편했다”며 “두 분이 시민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해 순천시는 신대지구 내 코스트코 입점 예정부지의 진출입로와 관련한 실시계획 변경이 협의 없이 진행됐다며 광양 경제청을 상대로 코스트코 관련 실시계획변경승인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신청을 기각했으며, 현재 본안 소송을 앞두고 있다.

광양 경제청은 오는 28일 3차 코스트코 관련 건축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