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로 내수경기도 침몰했다
세월호 여파로 내수경기도 침몰했다
  • 김보라
  • 승인 2014.05.12 09:46
  • 호수 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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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직격탄’, 이벤트·유통업도 피할 수 없어 …‘숨죽인 광양’

세월호 참사 여파로 수학여행 및 단체 여행 취소가 줄을 잇자 전세버스 사업자들이 매출부진에 시름하고 있다. 사진은 중마동 커뮤니티센터에 주차된 전세버스 모습.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는데 나 살자고 판촉활동에 나설 수도 없고, 참 난처한 상황입니다. 5월은 유통, 관광, 외식 등 모든 내수업계의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 죽을 맛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비통함에 빠지면서 광양 지역 내 소비도 급랭하고 있다.

기관ㆍ단체들이 연수 및 여행, 회식 등을 금지한 것과 더불어 미안한 마음에 여행이나 행사 등을 자제하려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는 물론 이벤트사와 유통 ㆍ외식업계까지 내수경기가 침몰 위기에 놓였다.

예년 같으면 가정의 달이자 축제와 행사와 몰려있는 5월은 최대 소비시점으로 꼽히며 각 내수업계들이 앞다퉈 마케팅에 나섰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 속에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을뿐더러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된서리 맞기 십상이라 업체들의 고민은 더 크다.

지역 내에서 15년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하나투어 이영석 대표는 “태국 쓰나미도 있었고 신종플루, 일본 대지진도 있었지만 이번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당시에는 사건이 난 지역에 한해 취소 문의가 많았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여행 자체를 불안해하며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관공서 연수나 행사는 전멸하다시피 했으며 명단에 공무원이 끼어 있는 경우 거의 취소를 원한다는 게 이 대표의 전언이다. 기업이나 단체의 취소 문의도 빗발치고 있으며 여기에 가족단위 여행객들도 크게 줄면서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파리만 날리고 있는 실정이다.

수학여행 등 단체 여행객을 주로 상대하는 전세버스사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법 규모가 큰 전세버스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세월호 때문에 수학여행 자체를 입에 올릴 수도 없는 실정”이라면서 “산악회, 각종 계모임들로 5월은 여행업체의 황금기라고 볼 수 있는데, 두세달 바짝 벌어 일년을 지내는데 앞으로 이같은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수학여행은 당분간 계속 금지될 것 같은데 앞으로 생계는 어떻게 꾸릴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이벤트 업계도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한 컨벤션업체 관계자는 “결혼식은 일륜지대사라 취소하는 경우는 없는데 하객들이 많이 줄어 음식 매출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면서 “일반 행사의 경우도 대폭 축소해 치러지는 경우가 많아 세월호 참사의 후폭풍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역시‘매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광양 홈플러스의 경우 세월호 참사 이후 매출이 10%이상 줄었으며 작년 대비 20% 이상 줄었다.

4월말~ 5월은 나들이 시즌으로 캠핑용품 및 그에 따른 식자재 소비가 매출액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들 상품에 대한 소비가 현저히 줄면서 매출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광양 홈플러스 관계자는“지난해 매출액을 기반으로 매겨지는 매출 목표액에 있는데 광양점은 항상 달성해왔지만 참사 이후 목표액에 못 미치고 있다”면서 “사건 초반 매출에 별로 영향이 없는 듯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매출이 부진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수학여행 등 자체를 금지하는 것보다는 수학여행 본연의 학습적인 취지를 살려 안전 수칙 등에 대한 현실적인 교육 방법을 마련해 실천하는 게 낫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