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 5
박옥경의 논술교실 5
  • 광양뉴스
  • 승인 2014.10.06 13:45
  • 호수 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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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독서감상문이 책을 읽고 나서 쓰는 것이라면 그림감상문은 그림을 보고 나서 감상문을 쓰는 것입니다.

그림감상문이라고 하니 책을 읽고 그림으로 그려서 감상문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흔히‘독후화’라고 부르지요. 그림을 보고 난 후 감상문을 쓴다는 것이 다소 생소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을 보고 나서 감상문을 쓰는 것은 참 재미있습니다.

많은 화가들이 있지만 우리 귀에 익은 피카소, 고흐, 고갱, 샤갈, 모네 등이 그린 서양화와 김홍도, 신윤복, 이중섭, 박수근 등의 한국 화가들의 그림을 접하면 낯설지 않겠지요. 그림 감상문은 그림을 보았을 때 첫인상은 어땠는지, 그림에서 많이 사용된 색깔과 분위기, 화가가 전달하려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고 그림이 훌륭하다면 어떤 점이 훌륭한지,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면 어떤 점을 고치고 싶은지 등을 씁니다. 그리고 그림의 제목을 직접 붙이고 나서 원래의 제목을 알게 되면 내가 붙인 제목과 어떤 차이가 나는지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최윤승 학생의‘살 없는 소’는 제목부터 흥미를 줍니다. 화가가 그린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순수하게 그림을 감상했습니다. 그림을 본 느낌을 이처럼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쓴다면 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소는 얼마나 못 먹어서 저렇게 살이 없을까? 얼마나 배가 고플까? 내가 먹이를 많이 줘야 겠다.’ 등등...
여러분도 그림을 보면서 색깔, 분위기, 고치고 싶은 곳, 평가 기준, 제목 붙이기, 주제 등을 생각해보세요. 화가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고 감상한다면 그림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보일 거예요.       

<그림감상문>          

광양중진초등학교 3-6 최윤승

 

살 없는 소

광양중진초등학교 3-6 최윤승

그림을 한 장 보았다. 이 그림에서 눈에 띄는 것은 황소의 뼈이다. 주요색은 갯벌색과 비슷한 색이다. 황소뼈는 하얗고 사실적이다. 분위기가 위험하고 불안하다.

황소가 자기를 먹으려는 사람에게 복수하려고 화를 내는 것 같다. 곧 달려들어 뿔로 받을 것만 같다. 이 작품은 훌륭하다.

소의 하얗고 단단한 뼈를 힘차게 잘 그렸고 소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잘 나타나 있어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그림의 평가 기준을 ‘움직이는 힘’으로 평가하겠다. 황소의 하얀 뼈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먹지 마. 소고기를 먹지 마.”하는 것 같다.

이 그림은 이중섭이라는 우리나라 화가가 그린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서양화가라고 한다. 이 황소 그림을 그렸을 때는 우리나라를 일본에 빼앗겨 고통을 당했던 시대이다.

그래서 이중섭 화가는 우리 민족의 독립 정신과 강한 민족정신을 나타낸 소 그림을 많이 그렸다.

내가 본 그림은 제목이‘흰 소’이다. 내가 붙인 그림 제목과 비교해 보니 엄청난 차이가 난다. 뼈는 강한 정신을 나타낸 것인데 나는 살이 없다고만 생각했다. 

앞으로는 그림을 감상할 때 화가가 전하려는 주제를 먼저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