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 10
박옥경의 논술교실 10
  • 광양뉴스
  • 승인 2014.11.10 12:59
  • 호수 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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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박옥경(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 논술교사)

박옥경
동화는 어린이들이 읽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내용이 밝고 희망적이고 교훈적이며 재미있어야겠지요. 또한 사람의 일을 써도 좋지만 무생물이나 동식물을 의인화해서 쓸 경우 더 재미있는 글이 됩니다. 

동화의 구성은 발단 (주인공과 친구들, 주변 인물 등장, 이야기의 배경이 나타남), 전개 (사건이 점점 복잡해지고 주인공의 성격이나 개성이 드러남), 위기 (사건이 더욱 복잡해지고 주인공이 위험에 빠지기도 함), 절정(긴장감이 고조되고 주인공이 위기에서 빠져나옴), 결말(모든 사건이 해결되고 선과 악이 분명하게 나누어짐) 이렇게 5단계로 되어 있는데요, 처음 쓸 때는 익숙하지 않아서 어렵게 느껴지지요.

 장주예 학생이 쓴 짧은 동화는 그다지 사건이 복잡하거나 긴장감이 크게 나타나 있지 않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고 생각하게 하는 동화입니다.

 학원 가랴, 숙제 하랴 시간도 없고 친구가 없어 외로운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잘 나타내었어요.

 광양시 학용품 동으로 장소를 설정한 것, 빨간 필통을 집으로 표현하고 필통 속에 있는 자, 연필, 볼펜, 지우개, 딱풀 등을 의인화한 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짧은 동화>
        
빨간 필통 집 식구들 이야기

광양중진초등학교 3-4 장주예
광양시 학용품 동에 있는 빨간 필통 집에 엄마 자와 아빠 볼펜, 아들 지우개와 연필이 살았습니다. 지우개는 친구가 없어 외로웠습니다. 어느 날 지우개는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지우개는 혼자 여행을 가고 있었는데 점점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지우개는 꿈을 꾸다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래, 친구를 찾아 떠나자.”

아무도 모르게 집을 나선 지우개는 겁이 살짝 나기도 했지만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웠습니다. 한참을 가다 보니 길옆에서 노란색 지우개가 튀어나오며

“얘, 어디 가니? 나랑 친구 할래?”

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아들 지우개는 너무 반가워서 당장 친구가 되어 같이 길을 떠났습니다. 강가에 다다랐습니다. 강가에는 작은 배가 한 척 있었습니다. 그 배 안에서 빨간색 지우개와 분홍색 지우개가 손을 흔들며 뛰어내렸습니다.

 “얘들아, 어디 가니? 우리도 같이 가자.”

그래서 또 친구가 늘어났습니다. 강가를 지나 어떤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피곤한 지우개들은 풀밭에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풀밭에서 파란색 지우개, 보라색 지우개, 그리고 하늘색 지우개가 고개를 내밀고 친구하자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된 지우개들은 노래를 부르며 계속 길을 갔습니다. 하지만 아들 지우개는 은근히 집이 걱정 되어서 친구들에게 집으로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친구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엄마 자가 웬 친구들을 이리 많이 데려왔냐고 정신없다고 야단을 쳤습니다.

엄마는 아들 지우개가 없어진 것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 지우개는 삼촌 딱풀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딱풀은 몸집이 작은 지우개끼리 붙여 하나의 지우개를 만들었습니다. 더 작은 지우개는 연필에 붙였습니다. 그래서 빨간 집은 잘 정리가 되었고 지우개는 서로 붙어있어서 외롭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우개들은 이제 한 식구가 되어서 빨간 필통 집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