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물나오는데, 시↔보일러 업체, 서로‘네탓이오’
녹물나오는데, 시↔보일러 업체, 서로‘네탓이오’
  • 이성훈
  • 승인 2015.01.19 15:21
  • 호수 59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 “원인 규명부터 먼저 하라”

광양 일부 아파트에서 온수를 틀었을 때 녹물이 나와 주민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와 보일러 회사가 서로 책임을 미루며 근본적인 대책을 외면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최근 광양지역 일부 아파트 13개 단지 213세대 수돗물에서 녹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 아파트 입주민은 2013년부터 온수를 사용할 때 녹물이 나와 샤워와 빨래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 년전부터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해 시에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시는 겨울철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고 일부 세대에서만 발생한 문제로 상수도 등 시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수돗물 수질검사 결과 모두 기준에 적합하고 공급하는 냉수에 아무런 문제 없다”고 밝혔다. 시는“자체 검사결과 모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누런 수돗물은 아파트 저수조에서 보일러 공급 라인이나 보일러 내부의‘온수’생산 라인의 문제인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보일러 회사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즉각 반발했다.

경동 보일러 측은“데워진 물이 나오는 온수관은 재질이 스테인리스여서 녹이 발생할 우려가 없다”며“점검 결과 보일러에 차가운 물이 공급되는 직수관 부분의 필터를 새것으로 교체 후 1분이 지나자 필터가 녹물 색으로 변한 걸 확인했는데 이는 배관 쪽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시와 보일러 업체의 책임 공방에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계속 녹물이 나오자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구성된 주택관리사협회 전남도회는 최근 전남 22개 시군 입주 5년 미만의 아파트 단지 가운데 온수를 사용할 때 녹물이 발생되는 아파트가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광양지역에서만 녹물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녹물 피해가 있는 13개 아파트 관리소장을 중심으로 한 온수 오염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공동대응에 나섰다.

주민들은“입주한지 5년도 안 된 아파트에서 문제가 발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수년째 이런 현상이 있는데도 아직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녹물이 쏟아지고 있는데도‘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시의 발표에 어이가 없다”며 “해명자료를 안낸것만 못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