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는 남의 일? 교육에 무관심한 보육교사들
아동학대는 남의 일? 교육에 무관심한 보육교사들
  • 도지은
  • 승인 2015.02.13 21:21
  • 호수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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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지 은 취재기자
최근 어린이집 아동 폭행사건들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양시도 어린이집 특별점검 및 보육교사 교육을 실시하며 대책에 나섰다.

시는 오는 26일까지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경찰서와 함께 합동점검에 나서고 있다. 주요 점검 사항은  원장ㆍ보육교사 면담, CCTV 모니터링, 통학차량 운영상태, 위생ㆍ급식 등 아동학대 및 안전사고 예방 위주 점검이다.

이런 가운데 토요일인 지난 7일에는 문예회관에서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 및 인식개선 교육’이 열렸다. 전남도가 주관한 이번 교육에는 어린이집 아동 폭행이라는 뜨거운 이슈 때문인지 보육교사 400여명과 원장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초빙한 강사는 이날 아동학대 예방교육 및 주요 사례 등을 제시하며 아동학대 실태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시간이 지날수록 보육교사들의 교육받는 태도는 어이가 없었다. 이날 교육 시간은 3시간이었는데 교육시간이 길었는지 일부 보육교사들은 중간에 빠져나가거나 딴 짓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로서는 나날이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보여준 보육교사들의 강의를 듣는 행태는 실망 그 자체였다.  마치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남의 일인 것처럼 무관심한 모습 속에서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장시간 교육일지라도 교사들은 사회 분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교육에 집중해야 했지만 교사들의 태도는 일반 세미나에 참가한 것처럼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법과 제도, 교육을 아무리 갖추고 실시한다 해도 교육 당사자들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법과 제도는 있으나 마나다. 

한편 이번 보육교사 교육이 졸속으로 계획됐다는 비판도 있다. 보육교사 교육은 이번 달 두 차례 실시한다. 이번 교육은 전남도에서 주관했고 오는 28일에는 시 자체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8일 교육은 무기한 연기됐다. 보육교사들의 항의 때문이었다. 교육시간도 긴 데다 토요일에 교육이 잡혀있고 28일은 방학 기간이다.

2월 마지막 주에 새 학기를 준비하는 보육교사들로서는 28일 교육이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덜컥 계획을 세웠다가 보육교사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고 말았다.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우리나라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2009년 9309건에서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1만3706건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신고된 것만 이 정도니 보이지 않는 학대는 수치로 따질 수 없을 것이다. 보육교사들이 무의식으로 하는 행위들이 학대인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유아ㆍ아동기의 인성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아동학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운영될 수 있도록 보육교사 모두가 다시 한 번 자성하고 아동학대가 없는 안전한 보육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정현복 시장은 아동복지,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약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보육교사들에 대한 철저한 아동학대 예방교육과 광양시의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