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을 기반으로 한 진로지도 필요
적성을 기반으로 한 진로지도 필요
  • 광양뉴스
  • 승인 2015.05.26 10:20
  • 호수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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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순천 동산여중 교장
어떤 직업과 직장이 좋은 곳인가? 아이들이 어떤 직업관을 갖도록 해야 할까. 글로벌화, 과학기술의 발달이라는 시대의 변천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일자리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 시대를 맞이하면서 학부모들도 자녀들을 위한 바른 진로 지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실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지금과 같은 사회가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인가 의문을 갖게 한다. 엊그제까지 믿었던 지식이 쓰레기가 되고, 인기직종이었던 직업이 사라지는가 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직업이 부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자녀들의 올바른 진로지도를 위해 부모들이 ‘함께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이며 어떤 것을 실천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이다. 우선 부모들은‘좋은’일자리의 새로운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의 소위‘좋은’일자리는 오직 연봉과 직업의 안정성에 국한돼 있다.

새로운 시대엔 다른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래 직업사회에서의 좋은 일자리 기준은 첫 번째로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결합된 일, 즉 적성과 재능을 모두 발현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자신의 일을 통해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일이다. 나에게는 엄청난 소득이 된다 할지라도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성공적인 직업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세상의 평범한 사람들에서 위인에 이르기까지 본질적으로 인간은 사회적으로 존경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적절한 소득과 근로시간, 고용안정성, 일과 가정의 양립 등 고용의 질이 높은 직업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제시하고 있는 안전한 작업환경, 고용상의 공정 처우, 적절한 노사관계 등의 기준도 참고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미래 직업사회에서의 생애주기는 전직과 실업과 재취업의 반복 양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흔히 모든 사람들이 경쟁력이라 이야기하는 치열한‘스펙’경쟁을 뚫고 들어간 대기업만이 반드시 좋은 일자리는 아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 취업을 위하여 문을 두드리지만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또 대기업의 직업생활이 얼마나 힘든가를 안다면 막연하게 대기업만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소기업 및 사회적 기업 중에도 글로벌 강소 기업이 많으며 이 기업들은 대체로 정년 보장, 양호한 교육시스템, 높은 급여, 미래비전 가능성 등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초중고교 직업ㆍ진로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자신의 적성과 재능 분야와 상관없이 무조건 대학을 간다는 것이다.

한국의 4년제 대학 졸업자 비율은 OECD 국가 중 2위다. 특히 전문계고 졸업생 중 73.5%가 대학 진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능인력 양성기관으로서 전문계고의 기능은 사실상 상실했다. 이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안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현대는 급속한 기술진보와 세계화, 시장구조 변화 등으로 직업 세계에도 급격한 변동을 초래해 인간의 수명이 기업 수명보다 긴 시대다. 나아가 미래사회는 지식기반 사회로 학연 등 연줄보다 전공·실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부모들은 무조건 명문대를 보낸다는 생각보다는 자녀의 적성 등을 기반으로 한 전공 선택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학부모가 교사와 함께 학생 진로에 대해 협의할 수 있는 학생진로교육협의회를 정례화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기업, 직업별 대표 인물 등과 연계한 진로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자녀의 진로에 막강한 파워를 갖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평생 취업 시대에 대비하게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