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물류허브 실현, 전문기업 육성이 핵심”
“동북아 물류허브 실현, 전문기업 육성이 핵심”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3.29 10:50
  • 호수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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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일 건설교통부 물류혁신본부장 밝혀
참여정부의 '동북아 물류허브 구상'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어 왔다.
하나는 인천국제공항과 부산·광양항의 우수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환적물동량을 유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물류전문기업을 육성하여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증대하는 것이다. 광양항 발전을 위한 정부의 구상을 2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환적물동량 유치 통한 허브화의 위기
 
환적 물동량 유치 전략은 “차이나 이펙트(china effect)”라 불리는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급증하는 물동량을 우리 공항과 항만으로 유치하는 방안이다.

2006년 인천국제공항은 234만톤의 국제항공화물을 처리하고, 48%의 아시아 최고수준 환적율을 기록함으로써 어느 정도 허브공항에 근접하고 있다. 부산항도 2006년 1천2백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면서 3년째 세계5위의 컨테이너 항만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 공·항만의 위상은 각계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최근 들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중국이 자국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2005년 개장한 상해 양산항이 연 20% 이상의 물동량 증가율을 보이면서, 상해항은 총물동량 기준 세계 1위, 컨테이너 처리실적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산동성과 발해만권의 공항과 항만 물류시설도 대폭 확충하고 있다. 물류허브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환적율을 살펴보면, 부산항의 환적물동량 증가율은 지난 2001년 23%에서 2006년에는 0.6%의 수준으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고, 인천국제공항의 경우에도 2002년 43%에서 2006년 18%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인천공항 환적율 증가율은 2003년 8.6%, 2005년 3.6%를 기록하는 등 등락(騰落)이 심하여 향후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장미빛 기대를 어렵게 하고 있다.
 
허브화 열쇠, 물동량 쥔 물류기업에 있어
 
최근 물류는 21세기의 신성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의 물류산업은 단지 제조업을 지원하는 산업으로 인식되었으나, 이제는 독자적인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체되어 있는 물동량 증가율을 회복하고 동북아 물류허브의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도 물류기업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생산과 유통의 글로벌화에 따라 물류의 글로벌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소수의 유력한 글로벌 물류기업이 물동량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즉, 우리도 동북아 물동량을 좌우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물류기업을 육성하고, 유력한 글로벌 물류기업을 국내로 유치해야만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경쟁력 있는 물류기업은 물류산업 자체의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이 제공하는 물류서비스는 단순한 수송, 보관 등에서 벗어나 가공, 조립, 포장, 상표부착, 정보처리 등 다양한 부가물류기능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그만큼 물류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물류산업 규모는 증가,  경쟁력 있는 기업은 부족
각국 기업의 생산과 유통시설은 BRICs를 비롯한 동유럽, 동남아 등지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국제물동량을 증가시키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 조달, 생산, 유통구조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앞다투어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을 도입하면서 물류분야에 대한 아웃소싱도 증가하고 있다. 즉, 글로벌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부족한 서비스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완하기 위해 전략적 M&A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DHL, Danzas, Exel 등 세계적 물류기업들을 통합하여 단숨에 세계 2위의 물류기업으로 부상한 DPWN (Deutsche Post World Net, 독일우정회사)은 그 좋은 예라 하겠다. 그러나, 우리 물류기업들은 아직까지 글로벌 물류기업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2000년 이후 물류업체 수는 연평균 5.5% 증가하여 2005년말 기준 16만5천 개로 늘어났으며, 업체당 매출액도 5.3% 증가하는 등 물류산업 전반의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물류기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내 물류업체중 규모가 큰 기업은 해운업체로서 한진해운이 2005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물류기업 중 3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종합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전문기업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규모나 서비스 네트워크가 많이 뒤처져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반면, 국내 물류기업들은 적극적인 활로를 모색하지 못하면서 규모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5대 물류기업의 매출액과 세계 5대 물류기업의 매출액 비교자료를 보면, 그 비중이 2004년 13.4%에서 2005년에는 7.4%로 격차가 더욱 벌어져 있다. 해운업체를 제외한 물류전문기업 중 국내 최대 규모인 대한통운의 경우에도 세계 5대기업 평균매출액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물류기업과 국내 물류기업의 매출액 비교
 
물류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에서도 선진 물류기업들은 통합적인 물류솔루션을 통해 운송 및 창고서비스뿐만 아니라 전략관리까지 제공하며, 마케팅·통관 등 부가서비스, 기술적 컨설팅 등 30~40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물류업체는 대부분 수송, 보관, 하역 등 기본적인 물류서비스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