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재료, 정확한 계량 … 정성과 기다림”
“신선한 재료, 정확한 계량 … 정성과 기다림”
  • 최혜영 기자
  • 승인 2016.11.06 10:24
  • 호수 6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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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빵집’빵만들기 체험기
가운데 임옥천 대표와 부인 황미향 씨.

광양읍 인서중앙길에 위치한‘행복한 빵집’. 상호와 어울리게 매장 안에는 많은 빵들로 가득하고 눈과 코가 호강하는 동시에 환하게 웃으며 맞이하는 임옥천 대표와 부인 황미향 씨의 미소가 어우러진 정말로 행복이 가득찬 동네빵집이다.

사실 빵 만들기 체험을 한다기에 망설이지도 않고 내가 해보겠다고 대뜸 말은 했지만 날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주부생활 20년, 가정에서 해먹는 요리만 해봤지 빵이라곤 먹는 것밖에 못해봤으니…. 하지만 뭔들 못하겠는가 아줌마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두 주먹 불끈 쥐고, 처음으로 새하얀 제빵사 모자가 내 머리에 씌워지는 순간, 임옥천 대표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내 생애 처음 빵만들기 체험은 시작됐다.

빵집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기본적인 메뉴인‘바케트’‘카스테라’‘잡곡식빵’을 3시간에 걸쳐 여유도 없이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임옥천 대표는‘잡곡식빵’을 만들기 위해 배합표를 보며 재료 하나하나 설명했다. 용량을 정확하게 저울에 올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스텐레스 믹싱볼에 담을 때 내 두눈은 이것저것 보기에 바빴다. 그렇게 진행되는 과정은 반죽(저속 2분, 중속 10분, 고속 3분), 발효실에서 30분간 1차 발효, 350g씩 분할한 후 10분간 휴지시키기, 밀대를 이용 밀어 편 후 잘 말아주고 식방틀에 팬닝한 후 2차 발효, 오븐에 20분간 굽기, 완성. 특히 1, 2차 발효시간을 정확하게 지키지 않으면 효모가 살아있지 않아 탄력성이 떨어진다.

또한 빵 만들기에서 반죽을 치대면 글루텐이 그물망 형태로 형성되는데 그 안에 발효된 가스가 들어가 빵을 부풀리기 때문에 치대기, 즉 반죽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한다.

짤주머니를 이용해서 컵에 반죽을 담는 과정.

다음으로 시몬 카스테라. 잡곡식빵과 마찬가지로 배합표대로 재료 계량하고 계란과 함께 혼합한 후 반죽, 완성된 반죽을 짤주머니를 이용해 팬에 균등하게 짜기, 오븐에 넣고 20분정도 구우면 완성된다.

마지막으로 바게트. 배합표대로 재료 계량하고 반죽시작(저속 2분, 중속 10분, 고속 4분), 발효실에서 40분 1차 발효, 400g씩 분할한 후 10분간 휴지, 밀대를 이용하여 바게트모양으로 성형하여 틀에 팬닝 후 2차 발효, 윗부분에 칼집을 내고 스팀을 준 후 30분간 구워서 완성. 바게트는 계란이 들어가지 않아 순수한 밀가루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완성된 빵이 예쁘게 포장될 때까지 나에겐 생소한 시간들이라 놓치지 않으려 열심히 보고 또 보았다.

임옥천 대표는“세상에는 수천가지 빵들이 있는데 만드는 사람에 따라 응용하고 개발하는 과정이 달라 다양한 메뉴로 변형되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공정시간을 정확하게 한 빵들은 인위적인 맛이 아닌 정당한 맛이 나기 때문에 거짓으로 빵을 만들 수 없다”며“빵을 만드는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빵 만드는 과정 중간 중간 어지러진 주방을 행주로 닦아내는 임 대표는“신선한 재료와 청결은 고객을 위한 배려”라며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빵을 고객들이 정말 맛있게 먹고 다시 찾아 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임옥천 대표는“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들에게 제빵 기술을 가르치며 함께 만들기도 했다”며“앞으로도 이들뿐만 아니라 빵을 배우고자하는 사람들이나 아이들을 위한 체험교육장을 여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카스테라가 완성되어 오븐에서 나올때 임 대표와 나는 빵터지고 말았다. 모양이 정말 제각각… 하지만 어쩐지 내가 만들었다는 생각에 정이 막가는 건 인지상정이겠지.

빵 만들기에 도전해 본 내 첫 경험은 맛있는‘빵’쉽게 볼 것 아니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