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도시 건설을 위한 첫 걸음은 ‘영어’
자유무역도시 건설을 위한 첫 걸음은 ‘영어’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7.10 09:15
  • 호수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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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들에게 광양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매화 꽃을 첫 손가락으로 꼽을 것이다.
매년 3월이면 첫 봄을 알리는 전령으로 섬진강변의 매화가 방송을 타고 전국으로 전파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양 시민들 중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광양항을 먼저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일반 국민들은 포스코하면 포항을, 항만하면 부산항을 먼저 떠올릴 것이 자명하다. 이는 이미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서 일 개인 또는 일 지자체가 변화시키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광양이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다른 목표를 향해 시정과 시민들의 역량을 집결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광양시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여 광양을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자유무역도시’로 발전시킨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광양시에서는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기고자 한 것으로 안다. 자유무역도시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법과 제도, 인프라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광양시가 잘 마련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자유무역도시 건설에 필요충분요건 중의 하나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자유무역도시들이 성공을 거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여 외국인들이 사업을 하는 데 의사소통에 아무런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한 데 있다. 그렇지만 광양의 현실은 어떠한가? 과연 외국인이 자유무역도시 광양에 와서 사업을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필자는 지난 1년 동안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교육기관인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을 맡아 운영해 왔다.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교수들이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광양에서 생활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시장이나 슈퍼마켓은 말할 것도 없고, 대형마트에서 조차도 영어로 표기된 물건이 흔치 않음을 물론 점원들 중에서도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건을 사는 일은 그나마 쉬운 편이다. 눈치 코치로 필요한 물건을 고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업무를 볼 때는 더욱 난처함에 처하게 된다. 돈을 인출하거나, 비자 관련 업무를 볼 때 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이해하고 처리해줄만한 직원을 만나기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호텔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체크인 할 때부터 체크 아웃 할 때까지 그야말로 손짓 발짓으로 겨우 의사소통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한다.

  자유무역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법과 제도도 정비해야 하고, 인프라도 갖추어야 하고, 인력도 양성해야 한다. 필자의 짧은 생각으로는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인프라를 갖추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어려움이 있겠지만, 인력을 양성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과 공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광양이 자유무역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공서, 병원, 상점 등 외국인들이 이용해야하는 편의시설에서 일하는 공무원과 직원들이 그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영어 구사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광양은 이미 상당한 투자를 했고, 어느 정도 기반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교육기관으로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을 유치하였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도 광양항이 자유무역도시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되도록 영어와 해운물류 전문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