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정책을 꾸짖으며…
일본의 독도정책을 꾸짖으며…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8.04 09:34
  • 호수 27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일본의 우경화가 우려할 만한 수준입니다. 도발적인 독도정책도 그 일환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입니까? 한나라당에서는 해병대를 보내자고 한다는데, 그들의 언행이 참으로 천박합니다. 아닙니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앉아 일제의 만행을 기억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기억하는 일이 고통스럽더라도, 가물거리는 기억의 촛불을 밝혀 역사의 어두운 무대 한 켠에 켜켜이 쌓여 있는, 기억하고 싶지 않는 일제의 만행을 비춰내는 일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 선조들을 강제 징집해서 강제 노역을 시켰을 뿐 아니라 전쟁터의 총알받이로 사용했던 일본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어머니들과 누이들을 정신대로 끌고 다니고, 그것도 부족해서 생체 실험의 대상으로 유린했던 일본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말의 사용금지는 물론이고 우리의 이름조차 갖지 못하게 했던 일본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하늘을 쳐다보는 민족에게는 희망이 있다 해서 연조차 날리지 못하게 했던 그들의 만행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독립기념관에 ‘한국인 학살관’, ‘생체실험관’, ‘언어말살관’, ‘정신대참상관' 이런 것들을 보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곳을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의무견학장소로 만들어서 후손 대대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수치의 역사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수집하고 보강해서 우리의 자손들을 가르치는 교육의 장소로 삼아야 합니다.

왜 우리가 일본의 만행을 기억해야 합니까? 그들에 대한 증오심과 복수심을 불태우기 위함이 아닙니다. 가해자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는 유사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 내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는 이러한 수치를 당치 않도록 경계하기 위함입니다. 예루살렘에 가면 ‘유대인학살 기념관’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여기에 끔찍한 독일의 만행과 그 만행에 희생되었던 자신들의 수치를 고스란히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그 안에 들어가면, 처형된 유대인들을 나라별로 분류해 놓았습니다. 한 나라에 한 기둥 씩 세워 놓고 거기에 희생된 유대인들의 숫자를 기록해 놓았습니다. 또 어린이 희생관에는 실내를 어둡게 하고 수많은 대형 유리들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촛불을 켜 놓고 하루 24시간, 일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나치에 의해 비참하게 죽어간 백이십만 명의 유대 어린이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씩 부릅니다. 그밖에 수많은 참혹한 처형기구, 잔혹한 처형 장면, 학살 현장을 담은 사진들이나 증거물들을 대거 수집해 놓았습니다. 한마디로 유대인학살 기념관은 유대인들이 당한 수치를 한 군데에 총집결시켜 놓은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수치, 없애 버리고 싶은 수치, 끔찍해서 눈감아 버리고 싶은 수치를 고스란히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 전시실 중간쯤에 이런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망각은 포로상태로 인도하고, 기억은 구원의 비결이다"(Forgetfulness leads to exile, while remembrance is the secret of redemption)

독일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보상까지 하고 있음에도 이스라엘은 이와같이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비해 일본은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본의 오만방자한 태도는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과거의 수치와 치욕을 잊기를 잘하고, 일본 상품과 일본 음식과 일본 문화를 추종하는 우리의 모습을 그들이 경멸하는 것입니다. 기억은 칼을 쥐지 못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무기입니다. 기억은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같은 폭력으로 맞서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평화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무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