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신문 독자가 되어 주십시오
광양신문 독자가 되어 주십시오
  • 한관호
  • 승인 2008.09.18 09:00
  • 호수 2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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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신문 독자님, 한가위는 잘 보내셨습니까.
오랜만에 두리둥실 보름달이 솟았고 넉넉한 음식에 그리웠던 얼굴들을 만나 살갑게 손 부여잡으며 위안을 나누셨는지요. 그리고 고향을 다녀온 이들이나 남아서 광양을 지킨 이들이나  한가위 기운으로 힘차게 일터로들 나가셨는지요.

한가위가 끼었으니 모처럼 광양신문도 한 주 쉬겠거니 하며 느긋해진 필자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번 한가위는 주말과 겹쳐 신문을 정상 발행하니 화요일까지 칼럼을 보내 달라’는 광양신문 데스크입니다. 그러니 광양신문 직원들, 한가위는 보내는 둥 마는 둥 지면에 담을 뉴스를 찾아 바쁘게들 움직였을 겁니다. 방송이며 언론들이야 연일 서울을 위시한 중앙 소식만 퍼 나르니 이번 한가위 광양은 어떠했는지 보도 될 리 만무합니다. 하여 어제와  오늘 나아가 광양의 내일을 담는 건 오로지 광양신문 뿐입니다.
사실이 그러합니다.

지역 소식이 중앙 언론이나 방송을 타는 건 대구 지하철 참사나 김해 항공기 추락과 같은 대형사고 때 뿐 입니다. 독자님들이 살고 있는 광양의 사회, 정치, 경제, 문화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광양신문만이 기록합니다. 그러므로 광양신문만이 오롯이 광양시민들의 신문입니다.
전국에는 약 140여개의 일간지와 광양신문과 같은 480여개의 주간지가 발행됩니다. 그 중에 지역에서 발행되는 일간지는 약 100여개인데 그것도 매일 정상 발행되는 신문은 80여개로 추정됩니다. 또 주간지 480여개 중 매주 또는 순간으로(10일 주기) 꾸준히 발행되는 주간지는 350여개 입니다.

헌데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언론사 시장 점유율을 보면 기가 막힙니다. 80여개의 지역일간지가 10.2%, 주간지는 겨우 2.3%에 불과합니다. 이에 반해 조선 31.5%, 중앙 25.9%, 동아가 23.5%로 이들 세 개 신문사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릅니다. 쉽게 말해 전국 가구 수를 100으로 볼 때 80집이 조중동 중 하나를 나머지 스무 집이 430여개의 신문 중 하나를 구독한다는 계산입니다. 서울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중 어느 신문에도 광양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기사는 눈 부릅떠도 찾기 어려운데 말입니다.
이런 상황은 언론을 공부하는 대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주 필자는 전남 모 대학 신문방송학과 강의를 다녀왔습니다. 헌데 40여명의 학생들 중 지역 언론에 관심을 가진 이가 없었습니다. 거의가 방송이나 서울 일간지를 희망했습니다. 특히 지역 주간지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어 단적으로 언론인, 방송인을 꿈꾸는 이들조차 지역을 외면하는 게 지역언론의 현실을 대변합니다.

이런 현상은 언론만이 아닙니다. 모두가 서울에 있는 대학, 서울에 있는 직장, 서울에서 살기를 희망합니다. 이 나라 모든 정치, 경제, 문화가 서울 중심이라 지역은 서울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강준만 교수는 지역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첫째, 지역운동 기능이다. 지역 주민들의 애향 의식을 높이고 지역 사회문제에 지역주민의 참여를 유도한다. 둘째, 독자들에게 매우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생활정보, 상품정보를 제공한다. 셋째, 공동체의식 회복에 기여 한다. 그리고 지역 주민의 각종 민원에 대한 수렴, 안내, 또는 지역정보센터 역할을 한다. 그리고 기존의 일간지가 외면하는 소외계층과 그들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지역 언론이야 말로 지역 의제를 선정, 견인하고 민의를 대변하며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제대로 살피며 지역의 미래를 이끄는 광양시민들의 동반자입니다.

광양시민님,
광양신문을 비롯한 지역언론인들은 열악한 신문사 재정으로 구성원이 적어 취재, 교정 교열, 사진촬영 등 1인 5역을 감수하며 열악한 임금에도 에오라지 지역의 미래를 열어 간다는 자긍심 하나로 제대로 된 신문을 만들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습니다.

광양의 경전은 광양신문입니다. 그 경전을 기록하는 엄숙한 사명을 수행하는 광양신문 직원들, 그들이 더 올 곧게, 더 멀리 내다보며 더불어 사는 광양의 새 길을 열어 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십시오. 그리고 광양신문 독자가 되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