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진로지도와 진로선택
올바른 진로지도와 진로선택
  • 도리도리
  • 승인 2008.09.25 09:11
  • 호수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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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모임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고3 학생의 대입원서를 쓰는데 학생의 아버지가 ‘내 아들은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대학 등록금을 다 대주니 2년제 대학 말고 어느 대학 무슨 학과가 되었든지 4년제 대학에만 꼭 넣어주라’는 당부를 했다고 한다.
이를 분석해 보면 자녀의 학력수준은 낮더라도 부모의 체면을 고려하여 4년제 대학은 필히 보내야겠다는 것과 대학 등록금을 회사에서 다 대주는데 2년간만 장학 혜택을 받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는 것 같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부모로서 자녀의 장래에 대해 그리도 쉽고 경솔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일까.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선택하는 것은 자녀가 평생 살아갈 직업 선택과도 매우 관계가 깊다. 그런데 자녀의 장래는 안중에 두지 않고 우선 부모의 체면과 회사에서 대주는 장학금이니 더 받고 보자는 생각은 매우 잘못된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런 잘못된 사례는 중학교에서 고입 원서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학생의 적성이나 특기·재능 등을 봐서 전문계고에 진학해서 기술 분야에 뛰어들어야 적합할 학생을 부모가 고집하여 일반계고에 억지로 보내서 도저히 적응하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종종 있다. 일반계고 중에서도 학교 선택을 잘못하여 불리한 내신을 받아 목표하는 대학을 놓치는 경우도 있고, 자기 지역 학교를 보내지 않고 타시군, 타시도로 유학을 보내어 성공하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다.

어떤 대학이나 어떤 학과를 또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전에는 자녀의 진로를 부모나 교사가 학생의 뜻과는 달리 결정하는 사례들이 많았었다. 그리고 그 때는 그래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왜냐하면 사회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였으며 직업의 종류도 많지 않았었고 고등학교라도 반듯이 졸업하거나 대학과정 4년을 마치고 나면 어떤 직업을 선택해도 평생 일을 해나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이 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1950년대 우리나라 직업의 종류는 불과 2천여 종이었으나 196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 2000년대 지식 정보화 사회로 급변하면서 직업의 종류도 다양화, 전문화, 세분화되어 현재 직업의 종류와 수는 약 2~3만 여종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회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기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없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녀의 진로지도는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장래 직업의 선택과 연계되는 관점에서 올바른 진로지도와 진로선택이 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다. 오늘날 학교에서의 진로지도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 중의 하나가 직업세계와 관련된 올바른 자기인식 능력을 길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산업이 고도로 분화되고 발전하게 됨에 따라 직업의 종류가 수없이 많아질 뿐만 아니라 전문화되어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을 선택하고 성공적인 직업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자기에 맞는 진로와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가치관, 능력, 성격, 적성, 흥미, 신체적 특성 등에 대하여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는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 증진이다. 미래 학자들의 예측에 의하면 2000년대 중반이 되면 현존하는 직업의 50% 정도는 없어지고,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며, 존속하는 직종의 경우도 일의 방법이 많이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래성 있는 그리고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직업세계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이에 대한 체계적인 탐구, 변화 양상 등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셋째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이다. 진로지도의 최종 결과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자신에 대한 이해 없이, 직업 세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편견에 의해서, 부모의 요구에 의해서, 친구의 권유에 의해서, 또 다른 외적인 욕구를 추구하다가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후회한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진로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기술을 증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인터넷 사이트 커리어넷(http://careenet.re.kr)의 활용이다. 커리어넷에 들어가면 직업 정보와 학과 정보들을 얻을 수 있고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각종 검사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이상에서 제시한 점을 고려한 올바른 진로지도와 진로선택을 한다면 후회 없는 진로와 직업 선택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