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The new one and the old one’
[포토 에세이] ‘The new one and the old one’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9.04.12 18:35
  • 호수 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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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노트북이 생겼다. 헌 노트북은 무겁고, 느리고, 모양도 예쁘지 않았다.

며칠 전부터 내 책상위에 놓인 새 노트북은 가볍고 빠른, 게다가 슬림한 몸체까지 맘에 든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역신문사들에게 취재에 필요한 기자재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통해 신청, 한달 여의 기다림 끝에 새 노트북은 내게로 왔다.

백지상태의 깨끗한 바탕화면에 사용할 프로그램 아이콘이 하나 씩 깔렸다. 헌 노트북에 USB를 꽂아 자료를 담아 새 노트북으로 옮기는 작업을 한나절 동안 했다.

느리고 무거웠던 익숙한 헌 노트북에 비해 깔끔한 새 노트북은 아직 낯설다. 귀찮고 번거롭다. 그냥 익숙한 헌 것이 편하고 좋을 성 싶다.

그렇다고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는 헌 것을 계속 쓰는 것은 더 불편한 일이니 새 것과 친해져야 하므로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이제부터 가볍고 빠른 새 노트북을 쓸 수 있게 되어 편하게 됐다.

물건처럼 우리 삶에도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변화의 순간이 찾아온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도,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도 모두 생의 편린들이다.

물건들은 역할과 수명을 다하고 용도폐기 되지만 사람들은 서로에게 기쁨과 슬픔을 주기도 하고 사랑과 용기, 희망 등 사람살이에 필요한 무한 에너지를 준다.

누구나 감당해 낼 수 있는 것들이지만 만일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무형의‘마음’을 늘 새롭게 하는 연습을 하면 될 일이다.

쓰임을 다하고 사라져가는 물건들은‘헌 것’이 되어 결국 우리 곁에서 사라지지만 사람들은 그렇지 않으므로...

‘새 것과 헌 것(the new one and the old one)

익숙한 헌 노트북과 작별하며 생각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