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주민 1천명 광양시청 점거시위
창덕주민 1천명 광양시청 점거시위
  • 이수영
  • 승인 2006.10.19 19:57
  • 호수 1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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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웅 시장 행정력 도마위 … 주민면담 미루다 화 자초
▲ 창덕아파트 주민 1000여명은 18일 저녁 11시50분께부터 중마동 광양시청 앞 도로에서 시위를 벌이다 19일 0시36분께 1천여명의 주민들이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광양시청으로 진입했다.
경매위기에 처한 창덕아파트 사태가 뾰족한 대안없이 장기화되면서 이 아파트 주민 1천여명이 19일 시장면담 등을 요구하며 광양시청를 점거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창덕아파트 주민 1천여명은 18일 저녁 11시50분께부터 중마동 광양시청 앞 도로에서 시위를 벌이다 19일 0시36분께 주민들이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광양시청으로 진입했다.

광양시청 점거 왜 일어났나
광양시청이 점거된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지난 2003년 한때 건설노조에 점거를 당했던 광양시청이 이번에는 지역주민들로부터 그것도 자정이 넘은 시간에 왜 점거를 당하는 초유의사태까지 빛어진 것일까. 핵심은 시장 얼굴을 보지 못해서다.

창덕비대위는 18일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14일로 찍한 소인에는 ‘경매착수 통지서’라는 내용증명이 담긴 우편물이었다.

이 내용증명을 보낸 당사자는 제주시에 있는 으뜸상호저축은행으로 오는 21일까지 대출금 43억6000여만을 갚지않으면 경매에 착수한다는 최후통첩성 내용증명이었다.

위 내용을 접한 창덕 주민들은 가뜩이나 내일(19일)이면 당장 창덕이앤씨가 신용보증기금에 채무변제 약속 이행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찰나에 또 이같은 경매에 착수한다는 내용이 날아들자 창덕비대위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다른 데서 비롯됐다. 비대위는 이날 으뜸상호저축의 이런 통보가 날아들자 광양시주택과 과장과 담당을 불러 이같은 사실을 전하는 과정에서 창덕 일부세대가 광양시로부터 세금체납문제로 가압류된 사실이 주민들에게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크게 분노하기 시작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성웅 광양시장이 지난 6일 비대위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창덕주민들을 위해 시·도세 감면 등을 약속해 놓고 그것도 다음 날인 7일 가압류를 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이를 물어도 누구하나 답변하는 직원이 없어 창덕 전담 팀장인 부시장까지 불렀는데도 매 한가지여서 시장을 만나러 가게된 것”이라며 “지난 13일 창덕주민 2천여명이 시청앞에서 총궐기대회를 할 때도 시장을 그렇게 만나고 싶어 했는데도 결국 나타나지 않아 오늘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성웅시장 행정력 도마위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이성웅 시장의 행정력 부재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목소리가 지역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민들은 창덕아파트 사태를 계기로 이성웅 시장이 집단민원을 처리함에 있어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주지하다시피 창덕상태는 오래전에 예견된 일이었다. 그러나 광양시는 화의 이후에 이렇다 할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것만 봐도 입주민들의 성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됐다”며 “지난 13일 시청앞 궐기대회때 주위의 지적처럼 시장이 주민들에게 나타나 위로의 말 한마디만 건넸어도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읍 구산리에 사는 서아무개(37)씨는 “광양시는 공동대책위를 꾸려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타 아파트와 형평성을 고려해 이를 무시하고 광양시 자체 전담팀을 꾸렸지만 창덕비대위와 정보 공유를 하지않은 탓에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창덕사태를 접하면서 광양시 행정력 부재에 불신감만 증폭되고 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공동대책위를 꾸려 함께 지내며 대처하면 미처 이해하지 못한 부분과 상당부분의 오해도 풀릴 것”이라며“ 주민들도 대안이 없는 자치단체를 무조건 내몰아서는 안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태는 새벽 1시 55분께 이 시장이 광양시직소민원실에서 대책위 관계자와 저간의 입장을 교환하는 것으로 갈무리됐으며 이어 잠시후 이성웅 시장이 새벽 2시 20분께 입주민들에게 나타나 창덕문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인사를 하고 자리를 뜨자 실망한 일부 입주민들이 이성웅 시장에게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건설교통부 실사단 관계자 3명은 19일 오전 11시30분 광양시를 방문해 창덕비대위와 함께한 자리에서 창덕에 대한 현황 등을 청취하고 돌아갔으며 광양시는 문제가 된 창덕아파트 3곳에 대한 가압류를 풀기로 했다.

광양시는 아울러 창덕이앤씨에 대한 사업 초기 허가 과정과 가 승인 내용 전반에 대해 자체 확인에 나설 방침이다.
 
입력 : 2006년 07월 20일